벤츠 '삼각별 사랑' 참 대단했는데…"무서워서 안 타" 전기차 판매량 '뚝'

지난 8~9월 신규 전기차 6868대
1만대 미만은 2021년 이후 3년 만
판매 저조에는 캐즘에 화재 등 영향

‘벤츠 EQ 파라시스 기망판매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지난달 27일 오후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본사가 입주한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 앞에서 벤츠가 일부 EQE 전기차에 중국 파라시스 배터리를 탑재해놓고 소비자들에게는 CATL 배터리를 장착했다고 알렸다며 이를 규탄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두 달간 국내 수입 전기차 등록 대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두 자릿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달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는 판매량 상위권에 한 대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9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 8∼9월 신규 등록된 수입 전기차는 테슬라를 포함해 6868대로 집계됐다.


지난 8월에는 4115대, 9월에는 이보다 더 적은 2753대 판매됐다. 이는 지난해 8∼9월 신규 등록된 수입 전기차 1만1462대와 비교해 40.1% 급감한 수치다. 역대 8∼9월 두 달간 수입 전기차 등록 대수가 1만대를 넘지 못한 것은 지난 2021년(5351대) 이후 3년 만이다.


수입차 브랜드별 등록 순위를 살펴보면 지난 9월에는 테슬라가 전기차 1349대를 등록하며 1위에 올랐다. 그다음으로 BMW(454대), 아우디(348대), 폭스바겐(267대), 포르쉐(166대) 순이었다. 벤츠는 105대로 국내 판매량 5위 안에 들지 못했다. 벤츠는 지난해 국내에서 테슬라를 제외하면 수입 전기차 판매량 1위를 기록했을 정도로 인기를 끈 바 있다. EQA, EQB, EQE, EQS 등 모두 9282대의 전기차를 팔았을 정도다.


지난 8월에도 테슬라가 2208대로 1위를 차지했고, 이어 폭스바겐(911대), BMW(406대), 아우디(325대), 벤츠(133대)가 나란히 2∼5위를 했다.


최근 국내에 수입 전기차가 크게 줄어든 것은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에다 지난 8월 1일 인천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벤츠 전기차 화재에 따른 안전 우려 등의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불이 난 모델 벤츠 EQE 350+에 탑재된 배터리가 당초 알려진 중국 CATL이 아니라 발화 가능성을 이유로 리콜 전력이 있는 파라시스 제품으로 알려지면서 “소비자를 기만했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벤츠 EQ 차량 소유주 모임인 ‘벤츠EQ 파라시스 기망판매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달 27일 벤츠코리아 본사 앞에서 첫 집회를 열었다. 차주 등 24명은 벤츠 본사 등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내기도 했다.



10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한 공유오피스에서 하종선 변호사(법률사무소 나루)가 벤츠 EQE 전기차주 20여 명이 메르세데스벤츠 독일본사,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등을 상대로 공동소송을 제기하는 것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마티아스 바이틀 벤츠코리아 대표는 지난 7일 국회 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고개를 숙였다. 바이틀 대표는 “사고에 대해 매우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 조사 결과가 나오고 상황이 명확해지면 합당한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벤츠EQE 350+에 당초 CATL사 배터리가 탑재됐다고 알려진 것과 달리 파라시스사 배터리가 탑재된 것에 대해 “벤츠 전기차를 구매하려는 고객을 기망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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