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재정, 7월말까지 적자 9000억 육박… 재정관리 이뤄져야

건보 "정부지원금 넣으면 3조 흑자"
누적 적립금 27.1조원 넉넉하지만
저출산·고령화 속 재정전망 어두워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국민건강보험공단 종로지사에서 한 민원인이 상담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건강보험 재정이 7월 말 기준으로 9000억원 가까이 적자인 것으로 집계됐다. 건보 재정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건보공단 측은 정부 지원금 규모를 고려하면 최종적으로는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올해 보험료 수입은 7월말 기준 53조5653억원이다. 반면 같은 시점 보험료 지출은 54조4292억원으로 수입보다 많다. 수입에서 지출을 뺀 당기 수지는 8639억원 적자가 된다.


건보 재정수지는 2018년 1778억원, 2019년 2조8243억원, 2020년 3531억원 등 적자를 기록했으며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는 3년 연속 흑자를 이어오고 있다. 여당 측은 2017년부터 시작한 건보 보장성 강화 방안인 이른바 ‘문재인 케어’ 영향으로 재정이 많이 들어갔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건보공단 측은 정부지원금을 7개월분 받았다고 가정하면 당기 수지는 3조828억원 흑자라고 설명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역시 4월 발간한 ‘제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2024~2028년) 2024년 시행계획’ 자료에서 올해 건강보험 당기 수지가 2조6402억원 흑자를 낼 것으로 추산했다. 복지부는 올해 건보료율과 수가 인상률이 각각 7.09%, 1.98%로 작년과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정부지원금도 12조2000억원 투입된다는 가정 하에 이 같이 전망했다. 다만 의료 공백에 따른 비상진료체계 운영 상황이나 의료 이용 변화 등을 고려해 지속해서 재정을 모니터링해야 한다는 게 복지부 설명이다.


건강보험 누적 적립금은 7월말 현재 27조1338억원으로, 27조9977억원을 기록한 지난해보다 소폭 줄었으나 아직 넉넉한 편이다. 다만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생산 인구 감소로 보험료 수입이 줄고, 노인 인구 증가에 따라 의료비 지출이 늘 것을 고려하면 재정 전망은 어둡다는 시각이 많다. 정부는 연간 외래진료를 365회 초과해 받는 경우 건강보험 본인부담률을 올리는 본인 부담 차등제와 지출 효율화 등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김 의원은 “정부 지원금을 받으면 흑자라는 설명은 왼쪽 주머니의 돈을 오른쪽으로 옮기는, 눈 가리고 아웅 하는 행동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 지원금은 국민 세금이라는 인식을 명확히 하고, 이를 제외하고 건강보험 재정 관리를 따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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