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별 무관 작별… '별'을 쏘다

◆김민별, KLPGA 동부건설 챔피언십 우승
신들린 버디 9개로 2점차 정상
'무관 신인왕' 꼬리표 떼고 기쁨
윤이나, 박현경 제치고 대상 1위

김민별이 13일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 우승 확정 후 동료들로부터 축하 꽃잎 세례를 받고 있다. 사진 제공=KLPGA

김민별이 13일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 우승 트로피를 들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KLPGA

김민별이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KLPGA

우승의 순간이 다가오면서 단독 선두로 먼저 경기를 마친 김민별(20·하이트진로)의 눈시울은 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기다림의 시간이 끝나고 마침내 우승이 확정된 순간 김민별은 함께 경쟁을 펼쳤던 투어 데뷔 동기 방신실(20·KB금융그룹)을 끌어안으며 기쁨의 순간을 만끽했다. 올 시즌 내내 그의 뒤를 따라다녔던 ‘무관의 신인왕’ 꼬리표를 떼어버린 극적인 우승이었다.


김민별은 지난 시즌 꾸준한 성적을 거두며 ‘신인 빅3’로 불렸던 황유민과 방신실을 제치고 신인왕에 올랐지만 우승이 없어 속을 태웠다. 두 번의 연장에서 모두 볼이 디보트(잔디의 팬 자국)에 빠진 끝에 두 번 다 지는 불운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에서 마침내 우승 문턱을 넘었다. 연일 공격적인 샷과 정확한 퍼트를 뽐낸 덕분이다.


김민별은 13일 전북 익산CC(파72)에서 끝난 대회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9개를 떨어뜨리는 맹타를 휘두르며 18점을 뽑아냈다. 출전 선수 중 최고점이다. 최종 합계 49점의 그는 2위 방신실(47점)을 버디 1개 차이인 2점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생애 첫 우승을 거둔 김민별은 상금 1억 8000만 원을 받아 상금 순위 29위에서 17위로 점프했다.


김민별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다녀온 태국 훈련에서 새로운 샷을 연마했다. 강한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탄도 낮은 샷을 집중적으로 연습했다. 훈련의 성과는 시즌 23번째 대회에서 빛을 발했다. 올 시즌 두 차례 3위를 포함해 5차례 톱10에 그쳤던 김민별은 공격적인 골프를 구사하는 자신의 장점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는 이번 대회에서 마침내 첫 우승 기쁨을 맛봤다. 이번 대회는 KLPGA 투어 유일의 변형 스테이블포드 대회다. 이글 5점, 버디 2점, 보기 -1점, 더블 보기 이상 -3점 등. 합산 점수로 우승자를 가리기에 ‘닥공(닥치고 공격)’이 답이다.


선두에 4점 차 공동 5위로 출발한 김민별은 4번(파3)부터 9번(파4)까지 여섯 홀에서 4연속 버디를 포함, 다섯 개의 버디를 떨어뜨리며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갔다. 후반에도 상승세는 멈추지 않았다. 10번 홀(파5) 버디로 기분 좋게 후반을 시작했고 승부처였던 14번(파4)과 15번 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낚았다. 두 홀 모두 정확한 어프로치 샷으로 홀 2m 남짓 거리에 공을 붙였고 침착하게 버디 퍼트에 성공했다. 쉬운 17번(파5)에서 버디를 더 보태 경쟁자들의 추격을 뿌리쳤다. 김민별은 "이번 시즌 시작할 때 다승왕이 목표였는데 남은 대회에서 최대한 가깝게 가보겠다"고 말했다.


방신실은 15번 홀 보기가 뼈아팠다. 하지만 지난해 우승에 이어 준우승을 거두며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의 강자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각인시켰다.


고향 대회 네 번째 출전 만에 첫 우승을 노렸던 박현경은 5점(버디 4개·보기 3)을 보태는 데 그쳐 단독 11위(37점)로 마감했다. 상금 1위 윤이나(38점 공동 9위)는 박현경을 제치고 대상 1위로도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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