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 'M&A 한파' 직격탄…빅4 유일 직원 200명 감축

자문 시장 위축에 역신장
'경영 효율화'로 선제대응

박용근 EY한영 대표. 서울경제DB


최근 인수합병(M&A) 시장 불황 등으로 회계 업계의 성장이 정체된 가운데 국내 4대 법인 가운데 하나인 한영회계법인이 인력을 200명 가까이 감축하며 경영 효율화에 나섰다.


10일 각 회계법인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한영회계법인은 2022년 회계연도(2022년 7월~2023년 6월)에 2500명이었던 전체 직원 수를 2023년 회계연도(2023년 7월~2024년 6월)에 2308명으로 줄였다. 이는 같은 기간 총 직원 수를 3979명에서 4100명으로 121명 늘린 삼일회계법인, 4205명에서 4319명으로 114명 늘린 삼정회계법인, 2723명에서 2751명으로 28명 늘린 안진회계법인 등 다른 대형사와는 상반된 흐름이다.


더욱이 한영회계법인은 해당 회계연도에 회계사와 비(非)회계사 수를 모두 줄인 유일한 대형 업체로 나타났다. 한영회계법인은 1년 이상 실무 수습 과정을 거친 등록 공인회계사는 1052명에서 1197명으로 늘리는 대신 수습 회계사 수는 279명에서 99명으로 대폭 줄여 전체 회계사 수를 1448명에서 1409명으로 조절했다. 회계사가 아닌 직원 수도 1052명에서 899명으로 감축했다.






삼정회계법인의 경우는 이 기간 비회계사 수를 1844명에서 1768명으로 줄이면서 회계사 수는 2361명에서 2551명으로 늘렸다. 안진회계법인은 거꾸로 비회계사 수를 1426명에서 1459명으로 늘리면서 회계사 수만 1297명에서 1292명으로 감축했다. 삼일회계법인은 두 분야의 인력을 모두 늘렸다.
한영회계법인이 2023 회계연도에 인력 감축을 단행한 것은 최근 어려워진 시장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실제 금감원과 회계 업계에 따르면 별도 컨설팅 법인을 포함한 4대 회계법인의 2023 회계연도 매출 총액은 총 3조 6640억 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1.32% 성장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매출 신장률이 15.23%에 달했던 점을 감안하면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된 셈이다. 기존 회계감사 부문의 성장이 더딘 상황에서 M&A 거래 감소 등 경영 자문 시장이 위축된 영향이 컸다. 특히 EY한영의 전체 매출은 삼일·삼정·안진이 0~3%대 성장률을 기록한 가운데 유일하게 2.57% 역신장했다. 인력이 줄어든 덕분에 한영회계법인의 영업이익만 17억 4000만 원에서 60억 4000만 원으로 늘었다.


한영회계법인 관계자는 “경영 자문 부문의 부진으로 관련 인력이 줄어든 여파가 있었다”며 “운영 효율화를 꾀하는 중에도 등록 회계사 수는 외려 늘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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