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언론 "하마스, 텔아비브판 9·11 작전도 검토했었다"

■이스라엘 압수 ‘하마스 문건’ 보도
2022년 가을 이 공습 계획후 연기
이란 자금 지원 추정 정황도 담겨

12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집회 참가자. 로이터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에 대한 기습 공격을 감행하기 전 더 큰 규모의 공격을 계획했었다는 미국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의 70층짜리 ‘모셰아비브타워’ 파괴 등 9·11 테러를 연상시키는 공격 방안까지 검토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 언론들은 이 같은 내용의 문건을 확보해 1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해당 문건은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군사작전 중 확보했다고 주장하는 수천 건의 주요 기록 중 일부로, 아랍어로 작성된 비밀 회의록, 프레젠테이션 슬라이드, 편지 등이다.


보도에 따르면 하마스는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대규모 프로젝트’라는 작전명으로 2022년 가을께 실행할 방침이었다. 2022년 1월 회의록에서 이와 관련된 내용이 드러나기 시작하는데 공격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사소한 충돌이 없어야 한다는 내용이 언급된다. 이후 작전은 연기되는데 NYT는 ‘하마스가 이란과 헤즈볼라를 작전에 끌어들이기 위한 결정이었던 것’으로 해석했다.


하마스가 이스라엘 중심부를 타격하는 방안을 검토했다는 정황도 나왔다. 자료에는 텔아비브의 랜드마크인 모셰아비브타워·아즈리엘리센터 등이 공격 목표물로 꼽힌 것으로 언급됐다. 인근에 이스라엘 방위군(IDF) 본부 건물이 있다는 점을 노려 일대 혼란을 주겠다는 의도로 언론들은 분석했다. 문건에는 “타워가 어떤 식으로든 파괴된다면 적에게는 뉴욕의 세계무역센터 빌딩 붕괴와 유사한 위기가 닥쳐올 것”이라는 내용이 들어 있다. 문건에는 철도, 어선, 심지어 마차를 이용한 공격 등 다양한 전략을 검토한 내용이 담겼고 그중에는 쇼핑몰 등 민간 시설도 공격 대상에 포함돼 있었다고 WP는 전했다.


하마스가 이란의 자금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나왔다. 하마스 수장인 야히아 신와르가 2021년부터 이란 지도자들에게 지원을 요청하는 서신에서 관련 내용이 언급됐다. WSJ는 아랍어로 쓰인 한 편지를 바탕으로 "이란은 하마스에 1000만 달러를 할당했고 몇 주 후 신와르가 다시 이란에 약 2년 동안 매달 2000만 달러씩 총 5억 달러를 요청했다”며 “이란이 하마스에 재정적·군사적 지원을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같은 보도에 하마스는 공식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반면 이란 측은 문건의 조작 가능성을 거론하며 반발했다. 이스라엘은 관련 문서를 미 언론에 제공한 이유에 대해 설명하지 않았다. 다만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보복 의지를 드러내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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