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 효자 계열사인 스타벅스코리아(스타벅스)가 외형 성장에도 비용 증가로 순익 성장에 한계를 보이자 인력과 물류 효율화 방침을 세웠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스타벅스 비용 상승의 최대 원인을 인건비로 진단하고, 직원 한 명이 필요에 따라 여러 매장에서 근무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는 스타벅스의 인건비가 2021년 3789억원에서 2023년 4998억 원으로 31%넘게 올라 영업이익률을 낮춘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기간 영업이익률은 10%에서 4.8%로 반토막이 났다.
현재 스타벅스의 매장 직원은 각 매장에 소속되어 있는데, 이를 바꿔 한 직원이 고객이 많은 매장으로 수시로 근무지를 바꾸는 방안이 거론된다. 스타벅스 매장이 늘어날 수록 같은 지역의 매장 중에서 특정 시간대에 한 매장으로 몰릴 경우 다른 매장의 직원도 손님이 몰린 매장에서 근무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금도 신규 매장을 열 때는 기존 매장의 경험 많은 직원이 초기에 근무하지만 이를 넓혀 아예 상시화하는 방안이다.
실제로 지난 11일 하루 중 고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오후 1시 서울시 중구 을지로 스타벅스 매장은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꽉 찼지만, 걸어서 5분 거리인 무교동의 매장은 테이블의 60% 이상이 비어있었다. 다만 인력 운용은 스타벅스 미국 본사와 협의가 필요한 내용이어서 대대적인 변화가 쉽지 않다는 게 신세계의 고민이다.
그 밖에 신세계는 스타벅스의 판매관리비 중 물류비의 비중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스타벅스의 판매비와 일반관리비는 2021년 6646억 원에서 3년 만에 8355억 원으로 늘었다. 물류비는 매일 배송을 해야 하는 냉장식재료 때문에 늘어난다. 품질에 큰 차이가 없는 식재료의 경우 냉동제품 비중을 늘리고 매장에 냉동고 설치를 확충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특화매장 위주의 확장 전략도 면적 당 순익 기준으로 내실화 해법을 구상하고 있다. 신세계는 야구장에 입점해 있어 대형 매장 없이도 매출을 끌어올린 SSG랜더스 필드 매장을 성공사례로 본다. 앞으로 테이크아웃 위주 소형매장을 늘리고, 일부 특화 매장 역시 개장 초반 반짝 인기 이후에도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도록 가격 경쟁력을 높일 방침이다.
최근 개장한 특화매장인 서울 장충라운지 R점은 1960년대 대한제분 창업주 고 박세정 회장이 실제 살던 자택을 사들여 개조한 것으로 레트로 인기와 맞물려 주목을 끌고 있다. 다만 3가지 커피 칵테일을 먹을 수 있는 샘플러의 가격은 3만 4900원이어서 커피 전문점으로 인식하고 들어온 고객에게는 비싸게 느껴질 수 있다는 평가다.
신세계가 스타벅스의 위기를 느끼는 이유는 빠르게 커지는 외형만큼 수익 성장이 따라오지 않기 때문이다. 스타벅스의 매출은 올해 상반기까지 1조 4943억 원을 달성해 연말 3조원 돌파가 확실시 된다. 이 같은 매출 규모는 커피 프랜차이즈 2위권인 투썸플레이스(2023년 기준, 4281억 원)나 빠르게 치고 올라오는 메가커피(1748억 원)를 압도한다. 커피 프랜차이즈 뿐만 아니라 외식 기업 전체를 놓고 봐도 3조원 돌파는 스타벅스코리아가 최초다.
가파른 성장 덕에 스타벅스 모회사인 이마트(139480)의 의존도는 높아졌다. 스타벅스는 2022년과 2023년 모두 1886억 원의 배당금을 안겼고,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도 758억 원으로 이마트 사업부(722억 원)을 뛰어넘는다. SSG닷컴과 이마트 24등이 영업손실을 보는 상황에서 스타벅스에 매달릴 수 밖에 없는 구조다.
하지만 2020년과 2023년 사이 스타벅스의 영업이익은 2393억 원에서 1397억 원으로 줄었고, 올해 6월까지 758억 원을 기록했다. 스타벅스는 이마트가 1999년부터 스타벅스 미국 본사와 합작해 50%의 지분을 들고 있다가 2021년 7월 17.5%을 추가로 인수하면서 최대주주가 됐다. 업계 관계자는 “정용진 신세계 그룹 회장이 현재 가장 관심을 기울이는 계열사 중 하나가 스타벅스”라고 말했다.
스타벅스 측은 “효율적인 경영을 위해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는 노력은 계속 하고 있으며, 구체적으로 새로운 정책을 확정한 것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