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인들이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국악 공연을 ‘기생집’에 빗댄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사죄를 요구했다.
이영희 명인, 신영희 명창 등 국악인 20여 명은 1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70년 평생 소리를 한 사람들에게 ‘기생 상납’이라는 품격 없는 말을 할 수 있나”라며 “양 의원이 사죄하지 않으면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이 명인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과거 청와대에서 국악 공연을 관람했던 것을 언급하며 “김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저희 공연을 기생들이 노는 자리로 인식하셨겠나. 양 의원같이 저희를 기생 취급은 안 하실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국악인들은 기자회견 도중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춘희 명창은 “나는 이미 나이를 먹어 괜찮지만 유치부, 중고등부, 대학, 박사 등 뼈아프게 노력한 후학들을 위해 이 자리에 왔다”며 “반드시 우리 후학들을 위해 양 의원의 사과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양 의원은 1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난해 4월 김건희 여사와 무형유산 원로·문하생의 청와대 오찬 간담회 당시 국악인들이 가야금 연주 등 공연을 한 것을 두고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정승판서 앞에서처럼 공짜 공연을 시키나. 이분들이 기생인가”라며 “(청와대를) 기생집으로 만들어 놨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국민의힘은 이날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 등 22인 명의로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