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미술관 후원회 10주년 기념의 밤

2014년 출범한 서울시립미술관후원회
하나은행과 미디어아트상,평론상 제정
에르메스·송은 후원자 맞춤형 프로그램
기관-민간협력 예술후원의 새로운 모델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 전경 /사진제공=서울시립미술관 ⓒ김용관

서울시립미술관후원회가 14일 설립 10주년 기념행사를 진행한다. 서울시립미술관 후원회는 서울시립미술관을 후원하고자 지난 2014년 3월 사단법인으로 출발한 공익법인 민간단체다. 서울시립미술관을 뜻하는 SeMA에 사람(人)들이 합심한 후원회의 의미를 더해 ‘세마인(SeMA人)’이란 줄임말로도 불린다.


이날 행사에는 이영혜 세마인 이사장을 비롯해 김홍남 전 국립중앙박물관장, 이남식 재능대학교 총장, 박정민 SK스토아 대표이사, 서정호 앰배서더호텔그룹 회장, 윤종하 MBK파트너스 부회장, 윤원기 IMM인베스트먼트 전무, 송옥자 네오밸류 전략사업부문 대표, 하창식 도시와사람 대표이사, 전병국 디토인베스트먼트 대표 등 이사진부터 초청인사까지 80여명이 참석한다. 최은주 서울시립미술관장은 “서울시립미술관후원회 10주년 행사가 미술을 사랑하는 분들이 만나 소통하고 교류하는 특별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2023년 세마-하나 미디어아트상 시상식 /사진제공=서울시립미술관후원회

■세마인과 함께 출범한 ‘SeMA 하나미술상’

서울시립미술관후원회가 지난 10년간 진행한 여러 활동 중 단연 돋보이는 업적은 서울시립미술관과 하나금융그룹이 공동 주최하는 ‘SeMA-하나 미술상’이다.


2014년 세마인 발족과 함께 제정된 ‘SeMA-하나 미디어 아트상’은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초대 작가의 출품작을 대상으로 심사해 상금 3000만원과 트로피를 수여한다. 서울의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을 주목하는 비엔날레 취지에 부합하며, 지속 가능한 미디어 담론 생성을 추구한다. 에릭 보들레르(2014년), 크리스틴 선 킴(2016년 공동수상), 코라크릿 아룬나논차이(2016년 공동수상), 안건형(2018년), 아이사 혹슨(2021년 공동수상), 하오징반(2021년 공동수상), 프랑소아 노체(2023년) 등 총 7명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이와 함께, 새로운 비판적 담론으로 미술계에 기여하는 우수 비평문을 선발하기 위한 ‘SeMA-하나 평론상’을 2년마다 시상하고 있다. 국내 미술평론 여건이 척박함을 고려해 제정됐다. 공모제를 통해 선발한 수상자에게 상금 2000만원과 트로피가 수여된다. 곽영빈·김정현(이상 2015년), 남웅·문정현(이상 2017년), 이진실·장지한(이상 2019년), 이연숙(2021년), 장한길(2023년) 등 8명이 수상했다. 2017년부터는 ‘SeMA-하나 평론상’ 연계 행사인 ‘한국 현대미술비평 집담회’를 개최하며 한국 현대미술의 현장을 비평적 관점으로 돌아보며 새로운 전환을 도모하고 있다.



에르메스 코리아가 후원해 서울시립미술관의 공용 유휴공간을 활용하는 '프로젝트에스'를 통해 선보인 이미래 작가의 '같이 있고 싶다고' 설치 전경. 이 작가는 최근 영국 테이트모던에서 개인전이 개막하는 등 국제적으로 활약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시립미술관후원회

■후원자 맞춤형 파트너십

세마인은 미술관과 후원자가 상호 발전을 견인하는 새로운 파트너십 문화를 지향한다. 후원자 니즈 맞춤형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획해 폭넓은 미술관 지지층 확보를 목표로 삼았다.


대표적인 사례로 2019년부터 10년간 미술관에 10억원을 후원하기로 한 에르메스 코리아는 2019년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처음으로 에르메스 남성복 패션쇼를 개최했다. 단순한 금전 후원을 넘어 미술관 사업과 연계하는 새로운 시도였다. 이후 에르메스는 미술가·건축가·그래픽디자이너 협업을 통해 미술관 내 공유 공간을 새롭게 조성하는 ‘프로젝트 에스(S)’를 시작으로 2년에 한 번씩 열리는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를 비롯해 키키 스미스·이불·권진규 전시 등의 공간 조성을 지원해 오고 있다.


금융회사 유진투자증권은 세마인과 손 잡고 미술관의 예술기념품 제작을 후원하고 있다. 예술기념품을 통해 일반 관람객이 현대미술을 보다 친숙하게 느끼게 하고, 작품 선정을 통해 젊은 작가를 후원하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지난해에는 한지를 재해석하는 조명 디자이너 권중모 작가가 선정돼 200개의 예술기념품을 제작했다.



유진투자증권의 후원으로 서울시립미술관이 예술기념품으로 200개 한정 제작한 권중모 작가의 '조명' /사진제공=서울시립미술관후원회

송은문화재단과는 협력 소장품 기증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송은미술대상 대상 수상자의 작품을 까르띠에 코리아의 후원으로 한 점, 송은문화재단이 한 점 각각 구입해 서울시립미술관에 기증하는 방식이다. 권아람, 전혜주 등의 작품이 이를 통해 기증됐다. 미술관은 이들 작가에게 레지던시 프로그램인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1년 입주 기회를 제공해 발전을 지원한다.


관람객 편의를 위한 후원으로는 장시간 서서 관람하는 관람객의 휴식을 위해 2019년에는 ‘시디즈’로부터 ‘뮤지엄 체어’ 200개를 후원받았다. 2023년에는 ‘케리어’로부터 에어컨(14대)을, ‘ODE(오드)’에게서는 오디오시스템(48대)을 지원받았다. 올해는 ‘알로소’로부터 휴게용 소파 및 테이블(44개)을 기증받았다.



송은문화재단이 송은미술대상 수상작가의 작품을 서울시립미술관에 기증하는 후원 프로그램에 의해 미술관 소장품이 된 전혜주 작가의 '올 오버(All-Over)'. 작가는 현재 제15회 광주비엔날레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시립미술관후원회

■후원회 10주년의 밤

후원회의 활동은 기부자의 나눔 정신을 미술 발전과 연계시키는 일에 그치지 않는다. 나눔의 가치를 실현하는 다양한 예우 활동도 필요하다.


자발적 참여로 기획된 이날 10주년 기념행사는 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과 북서울미술관, 남서울미술관, 미술아카이브 4곳을 연결하는 ‘소장품 주제 기획전시’와 미술관 대표 소장 작가인 ‘천경자 탄생 100주년 기념 전시’ 관람으로 시작된다. 만찬은 유명 셰프인 유용욱 유용욱바베큐연구소 소장이 준비했고, 한국 집시 기타계의 대표 기타리스트이자 ‘젊은 거장’으로 불리는 박주원의 공연이 마련됐다. 감사패 전달과 함께 미술품 경매가 진행되며 수익금은 신진작가의 창작 활동, 시민참여 교육 프로그램, 전시와 연구 사업을 지원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서울시립미술관 북서울미술관 전경. /사진제공=서울시립미술관

세마인은 공공 예술기관과 민간의 협력을 통해 예술 후원 문화를 확장하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으며, 이는 지방 시립미술관의 후원회 설립과 운영에도 상당한 영향을 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울시립미술관후원회 이영혜 이사장은 “다양한 활동으로 대한민국 미술 발전에 기여를 해온 서울시립미술관후원회가 10주년을 맞이했다”면서 “앞으로도 서울시립미술관후원회가 단순한 재정적 후원을 넘어 예술의 저변을 확대하고 지속가능한 예술 활동을 지원하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 가는데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져주실 바란다”고 전했다.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미술관 전경. /사진제공=서울시립미술관 ⓒ김용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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