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입영에 월 30만원'…대신 군대 간 20대 재판行

춘천지검 입영 부탁 20대 수사 착수
인터넷에서 만나 대리입영 부탁
대신 군대 간 20대 남성 구속기소
입영 부탁한 조모씨 곧 기소

훈련 중 세면하고 있는 군 장병들(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연합뉴스

60만 원 수준인 사병(이등병) 월급 절반을 받기로 하고 군에 대신 입대한 20대 조 모 씨가 구속기소됐다. 원래 입대해야 할 최모씨는 조씨를 인터넷에서 만나 대리 입영을 부탁했는데 최씨도 조만간 재판에 넘겨질 전망이다. 두 사람은 사진상 외모는 비슷하지만 나이 차이가 나고 몸집도 달라 어느 정도 구별이 가능했음에도 대리 입영이 실제로 이뤄져 파장이 커지고 있다.


춘천지검 형사2부(홍승현 부장검사)는 지난 8일 조씨에 대해 병역법 위반·위계공무집행방해·주민등록법 위반 혐의로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두 사람은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됐다. 입영 대상자인 최씨는 조씨에게 대리 입영을 제안했고 대가로 사병 월급 절반을 주기로 약속했다. 두 사람의 외모는 어느 정도 비슷하지만 체형이나 나이 차이가 나서 구별이 가능한 것으로 전해진다. 입영 대상자인 조씨는 20대 후반이고 최씨는 20대 초반이다.


지난 7월 조씨는 최씨의 신분증을 가지고 강원도 홍천의 한 신병교육대에 입소했고 현장에 있던 병무청 직원은 사진상으로 조씨의 신분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면서 대리 입영이 가능하게 됐다.


대리 입영을 부탁한 최씨는 지난 9월 심경의 변화로 자수하면서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강원경찰청은 3개월 간 육군 제1수송교육연대에서 근무한 조씨를 체포했고 검찰에 송치돼 수사 끝에 재판에 넘겨졌다. 조씨는 검찰 조사에서 "군대에서 월급을 많이 주니까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해 입대했다"고 밝혔다. 이미 군에 한 차례 사병으로 입대한 바 있는 조씨는 정신건강 문제로 전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춘천지검은 조씨를 군대에 대신 보낸 최씨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 한 뒤 조만간 기소할 방침이다.


대리 입영 사례가 발생한 가운데 병무청이 재발 대책으로 홍채 인식 등의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대리 입영이 실제 적발된 사례는 1970년 병무청 설립 이래 처음이다. 병무청은 “현재 사건의 원인 및 발생 경위 등을 분석하고 있고, 앞으로 병역의무자의 신분 확인 등을 더욱 철저히 해 이러한 사례가 발생되지 않도록 재발방지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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