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민주당의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14일(현지시간) 흑인 기업가들에게 100만 건의 상환 면제 대출을 제공하고 흑인들이 합법화된 마리화나 산업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돕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흑인 남성을 위한 기회 어젠다’ 정책을 발표했다.
이는 전통적 지지층인 흑인 계층, 그중에서도 남성들 사이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한 지지도가 예전같지 않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행보로 읽힌다.
경제매체 CNBC 등에 따르면 해리스의 이번 계획에는 흑인 기업가들에게 최대 2만 달러 규모로 상환 면제가 가능한 100만건의 사업 대출을 제공하고, 취업을 위한 교육 및 멘토링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한편 ‘겸상 적혈구 빈혈’ 등 흑인 남성들의 발병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질병에 대응하기 위한 보건 이니셔티브(구상)이 포함됐다.
해리스는 또 “전국적으로 마리화나를 합법화하고 의회와 협력해 마리화나를 안전하게 재배 및 유통, 소지할 수 있는 법안을 만들어 흑인 남성과 다른 미국인들을 억압해온 불공정한 법적 장벽을 무너뜨릴 것”이라고 앞서 캠페인을 통해 밝혔다.
이는 마리화나 산업을 합법적으로 육성해 그동안 과도한 단속을 받아온 흑인 남성들에게 새로운 ‘부의 창출’의 기회를 주겠다는 제안이다. CNBC는 “해리스의 정책은 마리화나 소지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들을 사면하고, 통제 약물 목록에서 마리화나를 제외하는 등의 방안을 추진한 바이든 행정부의 입장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해리스의 이번 정책은 이른바 ‘집토끼’로 분류돼온 흑인 유권자들 사이에서 트럼프 지지세가 늘어나는 등 이상 신호가 감지되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대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6일까지 흑인 유권자 589명 을 대상으로 조사해 지난 13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해리스를 지지하는 흑인 비율은 78%로 나타났는데, 이는 4년 전 조 바이든 대통령이 받은 지지율 90%에 크게 못미치는 것이다. CNBC는 “해리스는 이번 제안을 통해 흑인 유권자들 사이에서 트럼프와 극명한 대조를 이루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