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투자증권이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공급자(LP) 운용 과정에서 선물매매로 1300억 원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한 사실을 뒤늦게 공개하자 금융 당국이 유사한 사례가 없는지 업계 전반을 점검하기로 했다.
15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신한투자증권 현장 검사에 착수한 데 이어 업계 전반적인 현황을 점검하기 위해 국내 26개 증권사와 주요 자산운용사 등에 자체 검사 요청 공문을 발송했다.
금감원은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 거래 관련 손실이 발생했음에도 이를 보고하지 않은 사례가 있는지 자체 점검 후 서면 회신할 것을 요구했다. 금감원은 자체 점검 결과 문제가 발견되면 즉각 검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앞서 신한투자증권은 홈페이지 공시를 통해 ETF LP 운용 과정에서 목적에서 벗어난 선물매매로 1300억 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올해 8월 2일부터 이달 10일까지 내부 직원이 장내 선물매매로 과대 손실이 발생했는데 이를 감추기 위해 허위 스와프 거래(미래 특정 시점이나 기간을 설정해 금융 자산이나 상품 등을 서로 교환하는 행위)를 등록됐던 사실을 발견했다. 업계에서는 신한투자증권 내부통제 시스템에 작동하지 않아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신용평가사인 한국신용평가는 신한투자증권의 예상 손실액 1300억 원은 상반기 당기순이익(2106억 원)의 61.7%로 3분기 실적에는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봤다. 자본 5조 4000억 원 대비 손실액은 2.4%로 감내 가능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다만 금융 당국의 제재 수준이나 평판에 미칠 영향 등을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소정 한신평 수석연구원은 “내부통제와 관련한 비경상적인 손실 인식이 반복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향후 최종 손실 규모와 감독 당국의 제재 수준, 평판 자본에 미칠 영향, 리스크 관리 능력과 내부통제 강화를 통한 적절한 사후 조치에 대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