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인터넷은행들이 가계대출에 주력해왔지만 정부의 대출 규제 영향으로 성장에 제한을 맞았습니다. 저희는 오랜 시간 준비해온 기업금융을 새로운 성장 전략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올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로서 코스피 상장을 추진하는 케이뱅크의 최우형(사진) 은행장은 1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통해 “개인사업자(SOHO) 담보대출 상품이 케이뱅크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상장 후 법인 소·중소기업까지 대출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것이다.
최 행장은 “상장을 통해 1조 원이 넘는 신규 자금 유입 효과가 나타나 여신 여력이 크게 증가한다”고 강조했다. 신주 발행을 통해 공모가 희망 가격 범위(밴드, 9500~1만 2000원) 하단 기준 3895억 원을 확보할 수 있고 과거 유상증자로 확보한 7250억 원도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으로 인정받기 때문이다. 최 행장은 “신규 자금은 올 출시된 SOHO 상품인 ‘사장님 부동산 담보대출’ 재원으로 주로 사용될 것”이라며 “플랫폼 비즈니스를 위한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에도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비트 수익 의존도가 높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전체 예금 비율 대비 업비트 예치금 비중은 2021년 12월 53%에서 올 6월 17%로 낮아졌다”며 “업비트 사업 비중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서 케이뱅크 전체 예수금 중 업비트 예치금 비율이 높아 자칫 유동성 위기가 나타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 데 대해서는 “뱅크런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정면 반박했다. 최 행장은 “업비트 예치금은 단 한 푼도 대출 재원으로 쓰지 않고 있다”며 “예치금이 빠진다 하더라도 불시로 유동화가 가능한 자금이 매칭돼 있다”고 설명했다.
최 행장은 ‘카카오뱅크(323410)에 비해 기업가치가 고평가된 게 아니냐’는 질문에도 “케이뱅크는 거버넌스 관련 리스크에서 상당히 자유롭고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측면에서 상당한 우위에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준형 케이뱅크 최고재무책임자(CFO)도 “구주매출 비중(공모 물량의 50%)은 적정한 수준”이라며 “상장일 유통 물량 비율(37.3%) 역시 시장 추이를 봤을 때 많은 수준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케이뱅크는 이달 16일까지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 18일 공모가를 확정한다. 21~22일 일반청약을 거쳐 30일 코스피시장에 상장한다. 밴드 하단 기준 공모액은 7790억 원, 시가총액은 3조 9586억 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