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억 상환지연' 크로스파이낸스 피해자 3차 집회…"코스콤도 책임져라"

1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코스콤 본사 앞 집회 현장.장형임 기자

600~800억 원대 투자금 상환 지연 사태를 일으킨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체(이하 온투업) ‘크로스파이낸스’의 피해자들이 15일 집회를 열고 코스콤 및 금융 당국을 향해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이날 오전 10시 반께 피해자 연대 소속 200여 명은 서울 영등포구 코스콤 본사 앞에 모여 3차 규탄 집회를 열었다. 검은색 옷을 맞춰 입은 피해자들은 붉은색 머리띠를 두르고 한 손에는 붉은색 깃발을 든 모습이었다. 이들은 “위법 행위 묵인했던 코스콤도 공범이다", “코스콤 모회사인 한국거래소도 책임 있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금융당국 및 코스콤 측의 책임을 물었다.


온투업은 개인·법인 투자자로부터 투자금을 유치해 차입자에게 대출해 주고 이에 따른 원금·이자를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금융 서비스다. 크로스파이낸스는 소상공인의 매출채권을 담보로 연계 대출을 실행해 왔다. 하지만 올해 8월 협력사인 2차 전자결제업체(PG사) ‘루멘페이먼츠’가 대금을 제때 갚지 못하면서 대규모 투자금 미상환 사태가 터졌다.


온투업은 동일 차입자에 대한 투자 한도가 정해져 있지만 크로스파이낸스의 경우 선정산대출을 실행한 여러 업체의 대표가 모두 루멘페이먼츠의 대표인 김인환씨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유의한 영향력을 가진 대주주 및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의 관리·감독이 소홀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피해자들은 루멘페이먼츠발 대규모 미상환 사태를 발생시킨 크로스파이낸스는 물론 “대주주로서 경영에 참여했던 코스콤 측에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은 한국거래소 앞으로 이동해 “누군가의 전세자금, 병원비, 노후 자금이 사라졌다”며 조속한 사태 해결을 요청했다. 한국거래소의 자회사인 코스콤은 크로스파이낸스의 대주주로 30%가 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한편 서울 남부지검은 지난달 13일 김씨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구속기소 한 상태다. 김씨는 페이퍼컴퍼니인 선정산업체를 내세워 허위의 신용카드 매출채권을 담보로 크로스파이낸스로부터 720억 원 규모의 선정산대출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김씨에 대한 첫 공판기일은 이달 23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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