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KB뱅크, 첫 글로벌채권 3억 달러 발행한다

자체 자금조달 행보 본격화
최대 3억弗 순선위債 발행

인도네시아 KB뱅크. 사진 제공=KB뱅크 홈페이지 갈무리

KB국민은행의 인도네시아 자회사 KB뱅크(옛 부코핀은행)가 최대 3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 채권 발행에 나선다. KB뱅크가 글로벌 채권을 발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본 조달창구를 늘려 자금 독립성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뱅크는 최대 3억 달러 규모의 무담보 선순위 채권을 발행하고 싱가포르거래소(SGX-ST)에 이를 상장할 예정이다. KB뱅크는 이번 주 싱가포르 및 홍콩 로드쇼를 통해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한 뒤 금리 수준 등 세부적인 사항을 결정할 계획이다.


이번 채권 발행은 KB뱅크의 장기 자금 조달원을 다양화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지난해 5월 말 마지막 유상증자 이후 모회사인 국민은행이 “더 이상의 유상증자는 없다”고 못 박으면서 KB뱅크가 홀로서기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그동안 인도네시아에서의 사업을 통해 자체 자금 조달이 가능해졌다는 자신감도 뒷받침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로비 몬동 KB은행 부사장은 “글로벌 채권 발행을 통해 달러 기반 금융에서 KB은행의 사업 확장 기회를 확보할 것”이라며 “KB은행의 경쟁 우위 중 하나인 한국 연계 사업을 통해 기업·소매 및 중소기업(SME) 부문에서 시장 침투력을 높이는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2018년 당시 부실 은행이던 KB뱅크(당시 부코핀은행) 지분 일부를 인수하며 현지 시장에 진출했다. 이후 2020년 7월부터 2023년 5월까지 네 차례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약 1조 3992억 원의 자금을 KB뱅크에 투입했다. 수차례 유상증자를 거치면서 현재 국민은행은 KB뱅크의 지분 66.88%로 최대주주다. 올 3월 사명을 KB부코핀에서 KB뱅크로 바꾸고 본격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다. 현지 우량 기업들과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한국계 대기업 등 기업금융을 중심으로 우량 여신을 확대하고 있다. 아울러 부실 여신 대량 매각, 전사적 부실 여신 회수 활동 강화 등을 통해 기존 부실 여신을 감축하고 인도네시아에 진출해있는 KB금융그룹 계열사와의 협업도 확대하고 있다. 올 상반기 말 기준으로 KB뱅크 법인 산하 지점은 172곳이다.


KB뱅크가 모기업인 국민은행의 유상증자가 아닌 글로벌 채권 발행을 통한 자본 조달에 나선 것은 홀로서기를 위한 작업이다. KB뱅크는 올 상반기 지배 기업 지분 기준 1010억 5800만 원의 순손실을 국민은행에 안겼다. 수차례 이어진 유상증자와 지분법 손실이 이어지며 국민은행에 재무적 부담이 됐다. 이에 따라 KB금융은 지난해 KB뱅크에 대한 유상증자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서영호 KB금융 재무총괄 부사장(CFO)은 지난해 7월 KB금융의 상반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부코핀은행의 추가 증자와 관련한 질문에 “짧은 시일 내에 유상증자를 할 계획이 없다는 말이 아니라 중기적으로, 장기적으로도 (유상증자를) 할 계획이 없다”며 “지난해(2022년) 말과 올해(2023년) 초 진행한 유상증자가 부코핀은행에 대한 최종적이고 마지막 유상증자라는 점을 분명히 하겠다”고 못 박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 내부적으로 KB뱅크가 내년에는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국민은행의 재무 부담을 더는 측면도 있지만 현지 사업에 대한 자신감도 이번 채권 발행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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