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 "초조한 삼성, 日 IT산업 쇠퇴·부활 연구에"

"이재용 직속 미래사업기획단 주도"
사업구조 개편·재기 사례 분석 중점
10년 이상 사업구조 변화없던 삼성
"中기업 추격에 초조, 日선례 연구에"

삼성그룹/연합뉴스

최근 삼성전자의 어닝쇼크로 ‘위기론’에 휩싸인 삼성그룹이 미래사업기획단을 중심으로 일본 기업 연구를 재개했다는 일본 언론 보도가 나왔다. 핵심 주제는 ‘일본 전기(電機)산업의 쇠퇴와 부활’로, 한때 세계를 주름잡다 뒤처졌던 일본의 전자기기 산업 기업 중 사업구조 개편 및 재기에 성공한 사례가 중점 분석 대상이라는 설명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6일 미·중 대립 심화 등으로 세계 각국의 기업들이 생존 방법을 모색하는 기획의 첫 회로 ‘중국 기업에 추격당하는 한국 삼성’을 소개하며 삼성이 최근 일본 기업 연구를 재개했다고 밝혔다. 닛케이는 삼성의 전직 간부의 말을 인용해 “(故) 이건희 선대회장이 2000년대 후반 ‘일본을 넘어섰다’고 자랑하는 간부들에 ‘왜 일본의 저력을 보지 않느냐. 우리도 사업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꾸짖은 적이 있다”며 “지금 (삼성) 사내에서는 선대회장의 이 경고가 다시 언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이재용 회장 직속의 “정예 부대”인 미래사업기획단이 일본 기업에 대한 연구를 다시 시작했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의 연구 주제는 일본 전자기기 산업의 쇠퇴와 부활이다. 게임이나 음악·영화 등의 소프트 사업으로 전환한 소니그룹이나 사업구조 개편으로 부활을 이룬 히타치 제작소 등이 대상이다. 일본 기업의 부활을 다룬 문헌들도 분석하고 있다.


닛케이는 “미래사업기획단에는 그룹의 각 부문 에이스급 직원들과 함께 외부에서의 사업 창출 경험자들을 모았다”며 “방대한 사례 연구의 하나로 일본의 전기산업을 주제로 삼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사업기획단은 광범위한 산업 분야의 고수익 사업을 정리·분석해 삼성이 전개 가능한 비즈니스를 찾아 키워나가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의 배경으로는 중국 기업의 부상과 이에 따른 경쟁력 약화를 들었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전자산업 강자지만, 10년 이상 반도체와 스마트폰, 가전, 디스플레이를 핵심으로 하는 사업구조가 변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닛케이는 “이 4개 부문은 모두 중국 기업의 공세로 서서히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은 해외 인수합병(M&A)을 모색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특히 미중 대립으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심화하면서 중국에 반도체 공장을 가진 삼성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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