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가자전쟁 장기화로 인해 추가 하향 조정됐다. 가자전쟁 이후 이스라엘은 막대한 전쟁자금을 쏟아부으면서 심각한 재정 악화를 겪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중앙은행은 2분기 경제 성장이 둔화됨에 따라 GDP 성장률 전망치를 0.3%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앞서 중앙은행은 2분기 GDP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달 0.7%, 지난 8월 1.2%로 각각 추산했다.
중앙은행에 따르면 2분기 이스라엘 경제는 소비자 및 국가 지출과 고정 자산에 대한 투자가 증가한 반면, 수출은 감소했다. 지난주 중앙은행은 2024년 이스라엘 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5%에서 0.5%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이스라엘은 경제 약화와 함께 인플레이션이 치솟으면서 기준 금리 인상 가능성마저 거론되고 있다. 중앙은행은 지난해 11월 이후 기준 금리를 4.75%에서 0.25% 포인트 인하한 뒤 6개월 연속 동결했다.
가자전쟁을 1년째 치르고 있는 이스라엘에서 금융위기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 재무부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의 재정적자는 지난 8월 기준 121억 세켈(약 4조 2423억 원)로 GDP의 8.3% 수준을 기록했다. GDP 대비 재정적자는 전달(8.0%)보다 심화했으며 올해 연간 목표치(6.6%)를 크게 웃도는 상황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이어진 전쟁 지출은 약 255억 달러(약 34조 91억 원)에 달한다. 재무부는 내년 말까지 전쟁 비용이 670억 달러(약 89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은 이스라엘의 신용등급을 잇따라 하향 조정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 1일 중동 확전 가능성을 이유로 이스라엘의 국가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A’로 하향 조정했다. S&P가 이스라엘의 신용등급을 낮춘 것은 지난 4월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S&P는 “무력 충돌 격화로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의 갈등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이스라엘에 안보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S&P는 이어 이스라엘의 올해 실질 성장률 전망치를 0%로 예측했다. 지난달에는 무디스가 이스라엘의 신용등급을 ‘A2’에서 ‘Baa1’으로 두 단계 하향했다. Baa1은 ‘투자유의’로 분류되는 ‘Ba1’보다 세 단계 높은 등급이다. 무디스 역시 지정학적 위험이 “이스라엘의 신용에 장·단기적으로 실질적인 부정적 결과를 가져온다”며 “이스라엘 경제는 앞선 전망보다 더 지속적으로 약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