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시세 조종을 지시·공모한 의혹을 받는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에 대한 두 번째 재판이 16일 열린다. 보석 심문도 함께 진행되며 구속 기소된 김 위원장이 추후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참여할 지도 결정될 예정이다.
이날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5부(양환승 부장판사)는 오후 2시부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위원장과 홍은택 전 카카오 대표, 김성수 전 카카오엔터 대표, 강호중 카카오 투자전략실장 등에 대한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지난달 11일 첫 공판기일이 열린 지 약 한 달 만이다.
첫 공판 당시 재판부는 검찰이 2300개가 넘는 방대한 증거를 제출하고 카카오 측 변호인과 치열한 법적 쟁점 공방을 벌이자 재판 일정이 지연될 것이 우려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재판부는 이날 PT를 통해 변호인과 검찰이 각각 정리한 핵심 쟁점과 증거를 살펴보며 주요 내용을 추릴 계획이다.
앞서 10일에 김 위원장이 보석을 청구해 이날 보석 심문도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보석은 법원이 정한 보증금을 납부하고, 재판 출석 등을 약속하는 등의 조건으로 피고인을 석방하는 제도다.
김 위원장 측은 재판에 다수의 증인 출석이 예고돼 구속 기한인 6개월 이내에 1심이 마무리되기 어려운 점, 관련 사건으로 앞서 구속기소 된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와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 지모씨 등이 보석으로 석방된 점 등을 들어 불구속 재판을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날 보석이 인용될 경우 김 위원장은 앞서 7월 23일 검찰에 구속된 뒤 85일(약 3개월) 만에 자유의 몸이 된다.
반면 검찰은 김 위원장이 풀려나면 재판이 더 장기화할 우려가 있는 점, 김 위원장의 구속 사유에 증거인멸의 우려가 포함된 만큼 관련자와 '말 맞추기'에 나설 수 있다는 이유 등으로 구속 유지를 요청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