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정감사 도중 의사 출신인 두 기관장이 내년도 의대 증원과 관련해 엇갈린 입장을 내놨다. 강중구 심평원장이 내년 의대 7500명 수업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한 반면 정기석 건보공단 이사장은 예과이기 때문에 내년 수업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원장은 이날 국감 도중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의대 증원에 찬성하느냐고 묻자 “말씀을 드리기 곤란하다”면서도 “실습을 하는 경우 내년도 7500명 수업은 거의 불가능하고 이론만 하는 경우에도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7500명은 내년도 증원에 따라 선발될 신입생에 올해 집단 휴학해 수업을 듣지 못한 의대 신입생들을 합친 1학년생 숫자다.

그는 의대생 집단 휴학에 대해서는 “개인의 권리”라는 입장을 내놨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이 최근 의대생 집단 휴학을 두고 “휴학은 권리가 아니다”고 한 발언에 대한 이야기다. 교육부가 상황에 따라 의대 과정을 5년으로 단축할 수 있게 허용하는 것을 검토한다는 데 대해서도 강 원장은 “5년은 불가능할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함께 국감장에 출석한 정 이사장은 “숫자는 몰라도 의대 증원에는 찬성한다”며 “예과이기 때문에 내년도 7500명 수업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의대생 집단 휴학이나 교육과정 단축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정 이사장은 “정부가 필수, 지역 의료에 대해 많은 안을 내놓았기 때문에 그대로 한다면 원래 의도했던 의료개혁 방향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영석 민주당 의원이 “작년 국감에서는 증원해도 낙수효과는 미미하다고 하지 않았나”라고 묻자 “의대 증원이 필요하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오랫동안 갖고 있던 소신”이라고 해명했다. 증원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니 현재의 보완 조치들을 같이 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비상진료체계 지원에 건보 재정을 2조원 사용하고 앞으로도 의료개혁에 20조원을 투입하는데 따른 재정안정성 전망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아직까지는 예측했던 금년도 급여 지출 총액보다 적게 나가고 있다”며 “이번 사태로 변화는 크게 없고 취약계층 보호나 보장성 강화 등은 쉼 없이 가고 있다”고 답했다. 정 이사장은 이개호 민주당 의원이 “의료 대란을 건보 재정으로 때우고 있는데 정부가 일반재정으로 부담하는 게 옳다고 보나”라고 질의하자 “정부도 부담을 해야 하지만 저희가 지출해야 될 부분에 지출을 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