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이 고위험 투자 상품으로 꼽히는 지수 옵션 매도에 대해 개인투자자들의 거래를 600계약으로 제한한다. 올 8월 ‘블랙 먼데이’ 사태 이후 국내 증시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옵션 거래를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개인투자자들이 늘어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16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개인 고객들에게 다음 달 15일부터 콜·풋옵션에 대해 매도 포지션은 600계약으로 제한한다고 공지했다. 이로써 지수 옵션에서 체결잔액(보유잔액), 미체결잔액(미체결주문내역), 신규 주문 수량을 다 합해 600계약을 넘어서면 미래에셋증권을 통해서는 옵션 매도 계약을 체결할 수 없게 된다.
옵션은 선물과 같이 양방향 계약이 아닌 일방향 계약이다. 매수 포지션은 최악의 경우 옵션 가격(옵션 프리미엄)으로만 손실이 제한되지만 옵션 매도 포지션은 손실이 무한정으로 커지는 위험이 있다. 콜옵션 매도는 가격이 올라도 자산을 약속한 가격에 싸게 팔아야 하며 풋옵션 매도의 경우에는 가격 하락 시에도 약속한 가격에 자산을 사야 하는 계약이기 때문이다. 특히 콜옵션과 풋옵션을 동시에 매도하는 양매도 전략은 시장이 박스피에서 움직일 때는 양쪽의 프리미엄을 다 챙길 수 있지만 급등·급락 어느 경우에도 손실이 크게 커진다. 올 8월 5일 코스피가 8%대 하락한 블랙 먼데이 당시 하나증권에서 양매도 옵션 랩에 가입한 고객들이 큰 손실을 본 것도 이 때문이었다.
이 같은 위험에도 불구하고 최근 개인들의 콜옵션·풋옵션 매도 포지션은 늘고 있다. 코스피가 2600선에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자 옵션 프리미엄을 얻기 위해 리스크를 감수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옵션 매도 수량을 제한한 곳은 미래에셋증권뿐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고객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옵션 매도 한도를 정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