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핵탄두 제한 2026년 만료…"핵 악몽 되살아나"

핵탄두 제한 골자로 한 '뉴스타트' 2026년 2월 만료
美·中·러 간 긴장 고조되면서 핵 비확산 공감대 약화
러시아 핵 위협 수위 고조에 북한도 핵 위협 지속

지난 6월19일 북한 평양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 건배를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북한의 핵 위협을 포함해 갈등으로 치닫는 국제 정세 속에서 냉전 이후 핵 위협이 최대치로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러시아의 핵 위협 수위가 점차 높아지는 가운데 북한의 핵 위협도 빈번해지고 있어서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간) 냉전 이후 종식하는 듯했던 핵의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다면서 "핵보유국들의 군축 노력이 지금처럼 비현실적으로 보이는 시절은 없었다"고 지목했다.


특히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핵보유국인 러시아의 핵 위협이 갈수록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의 전략 핵탄두 제한을 골자로 한 신전략무기감축조약(New START·뉴스타트)의 경우 2026년 2월 종료되는 가운데 러시아는 지난해 참여 중단을 선언한 상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지난해 11월 모든 핵실험을 금지하고 검증 체계를 강화하는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비준을 철회한 바 있다.


여기에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서방 국가들을 겨냥해 비핵보유국이 핵보유국의 지원을 받아 러시아를 공격하는 경우 이를 두 국가의 공동 공격으로 간주한다는 내용 등을 포함한 핵 교리 개정 방침을 밝혔다.


WSJ는 “세계 최대 핵보유국인 미국과 러시아가 양 축을 담당해 온 비확산체제 자체가 중대 위협을 맞이한 상황”이라며 “북한의 핵 위협을 비롯해 중국의 빠른 핵 확장 등 복잡한 변수들이 여기에 가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핵 보유고를 빠르게 키우고 있는 중국을 가장 큰 위협으로 보고 있다.


미 국방부는 중국이 현재 500개 가량 핵탄두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한다. 이는 2035년에는 러시아와 비슷한 1500개 수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중국까지 가세한 다극화한 핵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내에서 자체적인 핵 강화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 미 하원 전략태세위원회는 지난해 보고서에서 러시아와 중국이라는 두 개의 동시다발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핵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한 바 있다.


북한 역시 장기적 대응 과제 가운데 하나다. WSJ은 북핵 문제와 관련,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선 시 국가안보보좌관 후보로 거론되는 엘브리지 콜비 전 국방부 부차관보의 발언을 주목했다.


콜비 전 부차관보는 미국이 중국 대응에 초점을 맞출 수 있도록 한미 동맹의 재편이 불가피하다면서 한국에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핵을 포함한 모든 옵션이 주어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WSJ는 김용현 국방장관 역시 자체 핵무장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면서 바이든 행정부에서 완전히 배제했던 한반도 핵자산 재배치 등 카드가 트럼프 행정부 탄생 시 탄력을 받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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