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구로구청장, 당과 협의 없이 사퇴…주민께 사과”

野 “엉터리 공천 사과하고 책임져야"

문헌일 전 서울 구로구청장. 사진제공=구로구

국민의힘은 16일 여당 소속 문헌일 전 서울 구로구청장이 주식 백지신탁 결정에 불복해 전격 사퇴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구로갑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호준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에 “문 전 구청장이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중도 사퇴한 것에 대해 문 전 구청장을 공천하고 선출되게 한 구로갑 당원협의회는 책임을 통감하고 주민들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호 대변인은 “문 전 구청장이 공직자윤리법상 백지신탁 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과 사법부 결정 이후 당과 협의 없이 백지신탁 대신 공직 사퇴를 택한 데 대해서도 진심으로 송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직자가 구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은 어떤 말로도 변명할 수 없다”며 “국민의힘 구로갑 당협은 무거운 책임감으로 구정이 중단 없이 추진되도록 지금보다 더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정보통신설비업체 ‘문엔지니어링’을 운영해온 문 전 구청장은 지난해 3월 주식백지신탁심사위원회가 자신이 보유한 170억원대 주식 4만8000주에 대해 공직자 업무에 상충한다며 백지신탁을 하라고 결정하자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문 전 구청장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패소하자 전날 구의회에 사임통지서를 제출했다.


야당은 문 전 구청장의 갑작스러운 사퇴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은 일말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이 엉터리 공천에 대해 사과하고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곳에서 보궐선거를 하려면 수십억 원의 돈이 든다. 자기 돈 170억원은 귀하고 국민 돈 수십억 원은 흔한 것인가”라며 “국민의힘은 어떻게 이런 사람을 구청장 후보로 공천할 수 있나”라고 비판했다.


문 전 구청장의 사퇴로 이날부터 엄의식 부구청장이 권한대행 체제로 구정을 이끌게 됐다.


차기 구청장 선출을 위한 보궐선거는 내년 4월 2일 치러질 예정이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