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골프의 간판 허인회(37·금강주택)가 생애 첫 다승 달성을 향한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허인회는 17일 강원 양양의 설해원 더 레전드 코스(파72)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더 채리티 클래식(총상금 10억 원)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이글 1개, 버디 6개를 묶어 8언더파 64타를 쳤다. 문도엽, 이상희와 함께 1타 차 공동 선두에 오른 허인회는 6월 비즈플레이-원더클럽 오픈 이후 시즌 2승 달성의 기회를 잡았다.
2008년 필로스오픈 우승을 시작으로 KPGA 투어 통산 7승을 수확한 허인회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시즌 다승을 올린 적이 없다. 올 시즌도 첫 우승 이후 여러 차례 정상을 노렸지만 9월 골프존-도레이 오픈 공동 5위 등 번번이 문턱에서 미끄러지며 아쉬움을 삼켰다.
이날 최승빈, 장희민과 함께 10번 홀부터 시작한 허인회는 12번(파4)부터 15번 홀(파4)까지 네 홀 연속 버디를 떨어뜨리며 기세를 올렸다. 특히 12번 홀에서는 4m 남짓 거리의 쉽지 않은 버디 퍼트를 정확하게 성공시키며 쾌조의 컨디션을 뽐냈다.
이날 허인회의 신들린 샷감은 6번 홀(파5)에서 폭발했다. 2번(파4)과 3번 홀(파4)에서 연속 버디로 타수를 줄인 그는 6번 홀(파5)에서 이글을 낚아 한꺼번에 2타를 줄였다. 티샷이 카트 도로를 맞고 굴러가 홀까지 170야드 남짓 거리를 남겨뒀고 이를 세컨드 샷으로 홀옆 1.5m 거리에 붙여 이글 퍼트를 성공시켰다. 이 이글로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간 허인회는 남은 홀들을 파로 막아내고 이날 경기를 마쳤다.
경기 후 허인회는 “오늘처럼 경기하고 싶다. 이 코스는 퍼트가 관건이 될 것 같다. 퍼트를 쉽게 할 수 있는 위치로 공을 보내는 공략으로 남은 사흘 동안 경기할 것”이라고 남은 라운드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이형준이 7언더파 65타로 김태우와 함께 공동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 1위이자 지난주 백송홀딩스-아시아드CC 부산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한 장유빈은 3언더파 69타를 쳐 공동 34위로 무난하게 첫날 경기를 마쳤다. 장유빈은 “샷은 괜찮았다. 하지만 퍼트가 잘 따라주지 않아서 고생했다. 찬스가 많았는데 퍼트 때문에 모두 살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오랜만에 부활한 스폰서 대회에 각오를 다지고 나선 박상현은 박경남, 서요섭 등과 함께 이븐파 공동 78위다.
더 채리티 클래식은 국내 최초의 민간기업 후원 골프 대회였던 1976년 ‘오란씨 오픈 골프선수권’의 역사를 계승한 대회다. 주최사인 동아쏘시오그룹은 대회명에 기업명을 넣지 않고 기부의 의미를 담은 ‘채리티’를 포함시켜 사회 공헌에 진심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한편 1라운드는 17시 47분 일몰로 출전 선수 120명 중 3명의 선수가 18홀 경기를 마치지 못해 다음 날로 순연됐다. 1라운드 잔여 경기는 18일 오전 7시 30분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