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관계 고삐 죄는 韓 “여사 대외활동 중단해야”

"의혹규명 적극 협조 필요" 압박
독대 앞두고 '3대 요구안' 강조
연일 강공에 대통령실 '불쾌감'
텃밭 수성한 韓 쇄신 드라이브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국 광역의원 연수 행사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10·16 재보궐선거에서 ‘텃밭 사수'에 성공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7일 김건희 여사의 대외 활동 중단과 대통령실 인적 쇄신, 의혹 규명 협조 등을 공개 요구했다. 다음 주 초 윤석열 대통령과의 회동을 앞두고 당정 관계 주도권 확보를 위한 한 대표의 잇따른 강경 발언에 대통령실은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재보선 결과와 관련해 “국민들께서 저희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셨다”며 앞서 제시한 김 여사 관련 ‘3대 요구안’을 재확인했다. 그는 “첫째, 김 여사와 관련된 대통령실 인적 쇄신은 반드시, 시급하게 필요하다”며 “꼭 어떤 잘못에 대응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정치를 위해서 필요한 때 과감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둘째, 김 여사가 대선 당시 약속한 대로 대외 활동을 중단해야 한다” “셋째, 제기되는 의혹들에 대해서 솔직하게 설명 드리고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필요한 절차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 쇄신론으로 부산 금정과 인천 강화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낙승을 거두자 김 여사를 정조준한 ‘쇄신 드라이브’를 더욱 강하게 거는 모습이다. 특히 다음 주 초로 예정된 윤 대통령과의 회동을 겨냥해 김 여사 관련, ‘특단의 대책’을 압박하고 당정 관계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다. 한 대표는 또 18일 최봉의 후보가 낙선한 전남 곡성을 찾아 낙선 인사에 나서는 등 회동 전까지 ‘국민 눈높이’를 앞세워 대통령실을 향한 공세 수위를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대통령실은 같은 날 선거 결과에 대해 “부족한 부분은 국민 뜻을 받아들여 바꿔 나가겠다”며 “4대 개혁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 미래로 나아가겠다”는 간략한 입장을 내놓을 뿐 한 대표의 직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하지만 “한 대표가 마치 용산의 ‘항복 선언’을 받아내려는 것 같다”는 얘기가 내부적으로 나오는 등 불쾌한 기류가 역력하다.


한편 검찰은 이날 김 여사에게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가 없다고 보고 불기소 처분했다. 김 여사 계좌가 주가조작에 사용된 것은 맞지만 김 여사가 시세 조종 범행을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할 증거가 없다고 봤다. 이에 대해 한 대표는 “오늘 검찰 설명이 국민이 납득할 정도인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견제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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