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에 공문 보낸 삼성 초기업노조 "챗GPT 제한부터 풀자"

"위기 극복 위해선 혁신시도 해야"
인사·성과보상 제도 개편도 요구

연합뉴스

삼성 5개 계열사 노동조합을 아우르는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초기업노조)이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에게 삼성의 위기 극복을 위해 챗GPT 사용제한 해제와 성과보상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초기업노조는 지난 17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현호 사업지원TF장(부회장)에게 "삼성그룹의 위기는 삼성 직원만의 위기가 아닌 대한민국 재계 전반에 영향이 갈 수 있을 정도로 중대한 사안"이라며 혁신적 시도를 제안하는 공문을 보냈다.


초기업노조는 혁신적인 시도의 첫 번째 제안으로 챗GPT 사용 제한을 전면 해제해달라며 "세계 일류가 되려는 회사는 당연히 최상의 툴을 사용하고 트렌드에 맞게 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월 사내 네트워크에서 챗GPT 등을 비롯한 외부 생성형 인공지능(AI) 툴 사용을 막았다. 뒤이어 삼성리서치에서 개발한 자체 생성형 AI 모델 삼성 가우스를 사내에 도입했지만 풍부한 데이터 사용과 효율성 제고를 위해선 범용성이 높은 챗GPT 사용이 필요하다고 요구한 것이다.


초기업노조는 “보안과 관련된 이슈는 엔터프라이즈 버전으로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며 “줄어드는 근무시간,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등이 중요한 시대에서 우리는 남들과 똑같은 8시간을 보내면 안 되고 효율적으로 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며 "인공지능(AI)을 받아들이고 사용할 수 있도록 제안을 해제해달라"고 했다.


두 번째로는 인사 제도 및 성과 보장 제도에 대한 대대적인 혁신 작업을 이른 시일 내 시작할 것을 요구했다. 초기업노조는 "조직문화의 혁신은 인사 제도 혁신 없이 이뤄질 수 없다"며 “현재 인사 제도에서 보신주의 리더는 넘쳐나고 잘못된 평가는 누적돼 직원들의 사기는 점차 하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성과 보장 제도에 대한 개선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초기업노조는 "기본급을 높이고 초과이익성과급(OPI)이 진정한 성과급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연봉 구조를 개선해달라"며 "양도 제한 조건부 주식(RSU) 같은 새로운 보상 제도를 마련해달라"고 했다.


초기업노조는 삼성전자 DX노조, 삼성화재 리본노조, 삼성디스플레이 열린노조,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조, 삼성전기 존중지부 등 5개 노조가 연대한 조직으로 조합원 수는 1만 9800명이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3만 6000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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