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장·보이스피싱 압수 현금 '꿀꺽'..잇단 경찰 비위에 칼 뽑았다

전국 경찰관서 증거물 관리 전수조사
서울경찰청, 31개 압수물 실태 점검
14일 강남서 소속 경찰관 긴급 체포
16일에도 용산서 소속 경찰관 붙잡혀

경찰청 전경. 뉴스1


최근 경찰관들이 범죄 혐의로 압수한 현금에 손을 대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이에 경찰은 압수된 현금을 점검하는 등 전수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이달 25일까지 전국 경찰관서를 대상으로 통합 증거물 관리 현황 전수조사를 실시하겠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은 압수된 현금을 중점적으로 점검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통합 증거물 관리 절차를 개선할 방침이다. 김봉식 서울경찰청장 또한 서울시 내 31개 경찰서의 압수물 관리 실태 점검을 위해 세부 계획 수립을 지시한 상태다.


이러한 조치는 최근 경찰관들이 잇따라 사건과 관련된 압수물을 횡령한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이달 14일 경찰은 강남경찰서 소속 경찰관 A 씨를 사무실에서 긴급체포했다. A 씨는 올 6월부터 최근까지 수차례에 걸쳐 범죄와 관련돼 압수된 현금 등 3억 원 상당의 압수물을 횡령 및 절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수사과에서 근무하면서 압수물 관리 업무를 담당하던 중 범행을 저질렀으며 올해 7월 범죄예방대응과로 소속을 옮긴 뒤에도 범행을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직위 해제된 A 씨는 전날 구속됐다.


또 이달 16일 서울 용산경찰서 형사과 소속 경찰관 B 씨도 업무상 횡령 혐의로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B 씨는 자신이 담당한 사건과 관련해 압수한 현금 등 수억 원대의 압수물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5월에는 도박장에서 압수한 현금 3400만 원가량을 빼돌린 전남 완도경찰서 소속 경위가 파면되기도 했다.


경찰관은 아니지만 서울 동작경찰서에서 유실물 담당 업무를 하던 행정관 C 씨가 분실물로 접수된 교통카드 수백 장의 충전금을 횡령한 혐의로 올 7월 송치되기도 했다. 현재 C 씨는 휴직 처리된 상태다.


/장형임 기자 jang@sedaily.com, 채민석 기자 veg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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