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놀러가서 '핼러윈 코스프레' 했다간'…中 "핼러윈 단어도 금지"

지난해 중국 상하이에서 성대하게 이뤄졌던 핼러윈 축제가 올해는 전면 금지된다.


1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상하이 경찰은 핼러윈 데이 당일 코스프레를 금지했다. 경찰은 거리에서 코스프레를 한 사람을 발견하면 즉시 구두 경고할 예정이며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강제 조치’를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핼러윈 데이는 중국에서 ‘万圣节’(완셩지에)'라고 부른다. 중국에서도 상하이는 핼러윈 문화가 가장 화려한 곳으로 손꼽힌다. 오래 전부터 외국인들이 많이 거주해 서양 문화에 대한 거부감이 낮고, 대형 쇼핑물이나 레스토랑 등에서도 핼러윈 이벤트를 적극적으로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파운드158 지역은 펍과 바, 클럽이 밀집해 젊은 중국인들 사이에서 ‘핼러윈 성지’로 불린다.


하지만 상하이 경찰과 구청에 따르면 올해는 어떤 형태의 핼러윈 분장도 엄격히 금지된다. 특히 박쥐, 호박, 유령, 해골 등의 이미지와 장식과 같은 공포, 폭력 요소가 있는 화장이 엄격히 금지된다. 온라인 또는 오프라인 핼러윈 홍보 활동 역시 엄격하게 제한된다. 당국은 “핼러윈이라는 단어 및 관련 요소의 사용을 명시적으로 금지한다”고 선언했다.


상하이시가 이렇듯 올해 핼러윈을 강력 금지한 이유는 지난해 핼러윈에 등장한 ‘정부 비판’성 코스프레의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핼러윈 데이, 상하이에서는 정부의 이념에 반하는 다양한 코스튬이 등장했다. ‘곰돌이 푸’ 복장을 하거나 ‘방역 요원’처럼 차려 입은 이들이 그 사례다. 곰돌이 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비슷한 이미지로 서방에서 시 주석을 풍자할 때 사용하곤 한다. 방역 요원 코스프레는 도시 봉쇄 등 중국 정부의 강압적인 방역 정책에 대한 반발을 표현한 것이다. 특히나 상하이는 2022년 당국의 코로나19 봉쇄 조치 등 강압적인 정책에 반발하며 ‘백지 운동’ ‘우루무치 중루 시위’ 등을 벌인 전력이 있어 당국이 더욱 강력하게 도시를 통제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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