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과학 자본을 축적할 필수 조건으로 ‘과학 체험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과학 체험 인프라·프로그램이 잘 갖춰져야 자연스럽게 사회 전반의 ‘과학 리터러시(문해력)’가 높아질 수 있어서다. ‘미라이칸(과학미래관)’을 운영하는 기초과학 강국 일본 등 글로벌 주요국들은 과학 체험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 정부 또한 이 같은 흐름에 맞춰 체험 교육에 공을 들이는 중이다.
2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국내 1호 전문 과학관인 ‘국립강원전문과학관’이 내년 상반기 강원 원주시에 개관할 예정이다. 국립중앙과학관 같은 종합 과학관과 달리 지역 특화 첨단산업과 연계한 생명·의료 분야 과학기술을 전문적으로 전시한다. 과기정통부는 이를 시작으로 2028년까지 울산(탄소 중립), 광양(소재), 진주(항공우주), 포항(지질 과학)에 총 5개의 전문 과학관을 짓는다. 미래 먹거리의 핵심 기술이지만 어렵고 낯설어 일상에서 접하기 어려웠던 첨단 분야의 체험 교육에 집중하는 장소다.
청소년의 일상 속 과학 체험 접점인 ‘생활과학교실’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생활과학교실은 지역의 대학과 과학 문화 단체를 통해 아동센터·학교·주민센터 등에서 과학 실험 등 다양한 체험 교육을 제공하는 정부 사업이다. 2003년 서울 영등포구 3개 교육장에서 시작해 20여 년간 175개 지방자치단체에 2994개 교육장으로 규모가 확대됐다. 수혜 인원은 누적 16만 3351명에 이른다.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고등학생 대상 ‘글로벌 과학대장정’을 신설했다. 국내를 넘어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ETH 취리히),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 캘리포니아공대 등 글로벌 과학 거점을 탐방하고 한인 과학자의 멘토링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인공지능(AI) 시대에 맞춰 전 국민에게 AI·소프트웨어 교육을 지원하는 ‘온라인 코딩파티’, 소외 계층에 과학 마술 콘서트 같은 오프라인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찾아가는 과학문화바우처’ 사업도 있다.
‘대한민국 과학축제’ 역시 지속 고도화 중이다. 컨벤션 공간이 아닌 아닌 도심으로 행사장을 옮기며 올해 49만 방문객을 동원하는 등 영국 ‘에든버러 과학축제’처럼 국가 과학기술 성과를 국내외에 알리고 국제적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글로벌 축제로 키운다는 게 정부의 비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