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스 포커스] 성장성에 의문부호…제4인뱅 발목 잡나

■ 케이뱅크 상장 재연기 후폭풍
이르면 내달 절차 스타트, 5개 컨소시엄 출사표 던졌지만
"케이뱅크, 인터넷 은행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 극복 못해"
새 인터넷 은행도 같은 숙제 떠 안아… 인가 경쟁에 '찬물'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의 기업공개(IPO) 도전이 지난해에 이어 또 한 차례 불발되면서 업계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당장 이르면 다음 달 시작될 예정인 제4 인터넷은행 인가 절차에 후폭풍이 들이닥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출사표를 던진 후보 기업들이 당국의 엄격한 심사뿐만 아니라 기존 인터넷은행에 대한 시장의 냉랭한 평가까지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기 때문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케이뱅크 IPO 부진에는 인터넷은행의 성장성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도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 당국은 다음 달까지 제4 인터넷은행에 대한 심사 기준을 마련하고 예비 인가 신청을 받기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케이·토스뱅크에 이어 네 번째 인터넷은행이 되기 위한 경쟁이 본격화하는 것이다. 절차가 계획대로 진행되면 내년 초께 제4 인터넷은행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더존뱅크 △소호은행 △소소뱅크 △유뱅크 △AMZ뱅크 등 총 5개 사업자가 제4 인터넷은행이 되기 위한 출사표를 던졌다. 이들은 소기업·소상공인에 특화한 서비스를 출시하겠다고 예고하며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포용 금융이라는 인터넷은행의 설립 취지에 부합한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신한은행·NH농협은행(더존뱅크), 우리은행(소호은행), 현대해상·기업은행(유뱅크) 등 대형 금융사들도 컨소시엄에 이미 참여했거나 참여를 검토하고 있어 인가 경쟁이 달아오르는 상황이었다. 컨소시엄 참여를 검토하고 있는 한 은행 관계자는 “디지털 금융 경쟁력을 크게 높인다는 측면에서 (참여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새로운 인터넷은행이 시장에 등장하더라도 기존 인터넷은행들이 겪고 있는 문제들을 답습할 것이라는 인식이 큰 것이 사실이다. 금융권에서는 IPO 재도전에 나선 케이뱅크가 투자자 설득에 성공하지 못했던 근본적인 이유도 인터넷은행 업계의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이라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금융투자 업계는 케이뱅크가 미국·일본 등 선진국 인터넷은행을 비교 대상으로 잡아 기업가치 측면에서 스스로의 성장성을 다소 높게 평가했다고 분석했다.


소기업·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인터넷은행의 포용 금융이 앞으로 덩치를 키우고 더 큰 수익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 3사가) 중·저신용자 대상 상품보다 수익성이 높은 가계대출을 확대하는 데 방점을 찍은 것도 사업을 지속하기 위한 생존 전략인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제4 인터넷은행을 심사할 때 (후보 기업이) 소기업·소상공인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거나 확보할 능력이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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