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美대선 전 중동질서 재편 시도”

이, 신와르 사망 이후 공세 강화 나서
헤즈볼라, 네타냐후 관저 겨냥해 공격
“민주당에 유리한 국면 형성 안 할 듯”

이스라엘 경찰이 19일(현지시간) 헤즈볼라의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 중부 가이샤라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관저에 대한 경비를 강화해 인근 도로로의 출입을 차단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수장 야히아 신와르 제거를 계기로 자국의 안전을 보장할 중동 질서의 재편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신와르 제거로 가자 전쟁 휴전 협상이 재개될 것이란 국제사회의 기대와는 달리 양측의 충돌은 오히려 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9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은 이스라엘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11월 5일 미 대선 전에 군사적 승리를 넘어 향후 공격으로부터 국경을 보호하기 위한 전략적 이득을 확보하려 한다고 전했다. 이번 기회에 하마스와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에 최대한 높은 강도의 피해를 입혀 미국의 차기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에 완충지대를 만들 기회를 잡으려 한다는 분석이다. 이란을 주축으로 한 중동 내 ‘저항의 축’이 다시는 이스라엘을 위협하지 못하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는 신와르 사망을 가자 전쟁 휴전의 계기로 활용하려는 미국의 기대와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신와르 사망과 관련해 “이제 하마스가 통치하지 않는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에 더 나은 미래를 제공할 수 있는 정치적 해결을 위한 기회가 왔다”면서 휴전 협상을 재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반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들이 모두 돌아올 때까지 전쟁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실제 이스라엘은 신와르 사망 이후 헤즈볼라와 하마스를 향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날 가자지구에서는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최소 73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는 헤즈볼라를 겨냥한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습이 이어져 민간인을 포함한 사망자가 속출했다. 이스라엘은 이달 1일 이란의 탄도 미사일 공격에 대한 보복도 준비 중이다. 미 대선 전에 보복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마스와 헤즈볼라 역시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 이날 헤즈볼라는 중부 해변도시 가이샤라에 위치한 네타냐후 총리 관저를 겨냥한 드론 공격을 감행했다. 가자 전쟁 이후 네타냐후 총리를 겨냥한 공격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격 당시 관저는 비어 있는 상태로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의 보복 시나리오가 담긴 미국의 기밀문서가 온라인을 통해 유출됐다고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해당 문서에는 이란의 공격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스라엘의 공대지 미사일 훈련 등에 대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보다 이란에 대해 더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선호하는 네타냐후 총리가 해리스 부통령에게 휴전이라는 돌파구를 열어주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요르단 외무장관을 지낸 마르완 알무아셰르는 “네타냐후가 미국 대선 전에 전쟁을 중단할 이유가 없다”며 “그는 투표 전에 해리스에 어떤 공적도, 선물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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