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은행, 주담대 다시 4%대…예금금리는 그대로

가산금리 시간차로 반영
"예대마진 차익 더 확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오히려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주담대 고정형 상품 금리의 하단은 4%대까지 올라섰다. 정기예금 금리는 아직 큰 변동이 없지만 조만간 하락할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 은행권 예대 차익(대출금리-예금금리)만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18일 기준 주담대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4.150∼5.720% 수준이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11일(연 3.990∼5.780%)과 비교하면 일주일 새 하단이 0.160%포인트 높아졌다. 같은 기간 혼합형 금리 주요 지표인 은행채 5년물 금리가 3.304%에서 3.292%로 0.012%포인트 떨어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담대 금리가 시장금리를 거슬러 ‘역주행’한 셈이다.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기준, 연 4.750∼6.540%)도 상·하단이 각각 0.040%포인트 올랐다. 변동금리의 지표인 코픽스(COFIX)가 3.360%에서 3.400%로 0.040%포인트 상승한 영향이다.


기준금리가 내렸는데도 주담대 금리가 오른 것은 기본적으로 시장금리 하락이 대출금리에 일정 시차를 두고 반영되기 때문이다. 특히 코픽스 금리는 주요 은행들이 전월 취급한 수신 상품 금액과 금리를 가중 평균해 산출되기 때문에 시장금리 변동이 예금금리 등을 거쳐 반영되려면 시간이 걸린다. 또한 금융 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요구도 대출금리의 주요 변수다. 은행들은 가계대출 관리 압박에 7월부터 가산 금리를 올리는 식으로 대출금리를 끌어올렸다.


반면 예금금리 조정은 더디게 이뤄지고 있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19일 기준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요 정기예금 상품 최고 금리는 연 3.35%∼3.45% 수준으로 1주일 전과 변화가 없었다. 대출금리는 내리지 않으면서 예금 금리만 인하해 ‘이자 장사’를 한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시장금리가 점차 하락하면 예금 금리가 먼저 인하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시중은행 한 곳은 "수신 상품 금리 조정을 검토하고 있으나 인하 폭과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시장 금리는 하락하고 가계 대출이 잡히지 않는 현 상황이 계속된다면 결국 은행 예대 차익만 확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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