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한국 선수들이 홈 코스에서 열린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220만 달러)에서 강세를 보였다. 아쉽게 우승은 놓쳤지만 톱10에 4명의 선수가 이름을 올리며 올 시즌 남은 5개 대회에서의 우승 기대감을 부풀렸다.
20일 경기 파주의 서원힐스CC(파72)에서 끝난 국내 유일의 LPGA 투어 대회 4라운드. 최혜진과 성유진이 최종 합계 16언더파 공동 4위에 올랐고 유해란이 15언더파 공동 6위, 임진희는 14언더파 공동 8위로 대회를 마쳤다. 최근 2개 대회에서 톱3에 들었던 김세영은 공동 23위(8언더파)에 올랐다.
이날 가장 눈에 띈 선수는 최혜진이었다. 지난주 뷰익 상하이 최종 라운드에서 10언더파의 맹타로 공동 5위에 올랐던 그는 이날도 버디 7개를 낚으며 날카로운 샷감을 뽐냈다. 그린 적중률 94.4%(17/18), 페어웨이 안착률은 100%(14/14)에 이르렀다. 다만 보기 2개를 범하면서 2주 연속 톱5에 만족해야 했다. 선두와 2타 차 2위로 출발한 성유진은 이븐파로 타수를 줄이지 못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올 시즌 LPGA 투어 한국 선수의 합작 승수는 단 2승이다. 6월 양희영의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9월 유해란의 FM 챔피언십이다. 올 시즌 남은 5개 대회에서 최대한 승수를 많이 쌓아야 지난 시즌 고진영(2승), 유해란, 김효주, 양희영의 5승을 넘볼 수 있다.
우승은 해나 그린(호주)에게 돌아갔다. 버디 3개와 보기 2개를 묶어 1언더파를 친 그는 합계 19언더파 269타로 시즌 3승이자 통산 6승째를 달성했다. 18언더파 2위 셀린 부티에(프랑스)를 1타 차로 제쳤다. 우승 상금은 33만 달러(약 4억 5000만 원)다.
그린의 우승으로 이 대회 한국 선수, 한국계 선수 우승 전통은 깨졌다. 2019년 시작된 이 대회는 초대 챔피언 장하나를 시작으로 2021년 고진영, 2022년 리디아 고(뉴질랜드), 지난해 이민지(호주)까지 한국 선수 혹은 한국계 선수가 정상에 섰다. 2020년에는 코로나19 때문에 열리지 않았다.
전반 9개 홀에서 이글 1개와 버디 4개로 6타를 줄여 한때 단독 선두까지 올랐던 짠네티 완나센(태국)은 후반 보기 2개로 3위(17언더파)에 올랐고 애슐리 부하이(남아공)가 공동 6위, 지노 티띠꾼(태국)과 에인절 인(미국)이 공동 8위다. 지난해 우승자 이민지는 공동 33위(5언더파)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