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년 65세' 공무직 중앙부처 확산 분수령…행안부 다음은 고용부?

고용부 공무직 노조도 정년 연장 요구
행안부 공무직, 65세까지 연장 첫 시행
공공 중심 확산 신호 vs 부처 특성 반영
경사노위 계속고용 논의에 노사 ‘공감’

공공연대노동조합과 전국여성노조 고용노동부지부 조합원들이 지난달 26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청 앞에서 공무직 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제공=공공연대노조

고용노동부 공무직 노동조합이 22일 사측인 고용부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 교섭 재개를 위해 비공개 면담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고용부 노조는 정년 연장을 요구하고 있다. 22일 면담 결과는 최근 행정안전부의 공무직 정년연장 여파가 어디까지 미칠지 가늠자가 될 수 있다.


21일 고용부 공무직 노조에 따르면 노조는 22일 대전 모처에서 고용부와 올해 임단협 교섭 재개를 위해 비공개로 만난다.


고용부 소속 공무직은 3500여명이다. 이들은 직업 상담, 행정서비스 제공, 통계조사, 업무지원, 현장 시설관리 등을 맡는다. 공무직은 공무원 임금의 절반 수준일 정도란 평가가 있을만큼 처우가 열악하다. 올해도 최대 3% 임금 인상을 내건 노조는 5개월 간 고용부와 임단협 교섭을 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결국 대표 교섭 노조인 공공연대노조를 비롯해 1500여명은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했고 약 90% 찬성율로 지난달 말부터 준법투쟁을 벌이고 있다.


‘22일 노사 면담’은 최근 행안부가 공무직 정년연장 단협을 체결하면서 교섭 변수가 발생했다. 고용부는 정년연장은 사회적 공감대와 합의를 전제로 결정돼야 할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공무직은 부처 별로 노사교섭이 이뤄지기 때문에 행안부의 결정을 다른 부처가 따르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하지만 정부조직과 정원 관리에 대한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행안부가 공무직 정년연장을 결정하면서 여러 해석이 나온다. 공직사회 정년 연장의 신호탄이라는 전망이다. 고용부 공무직 노조도 정년연장을 협상카드로 활용하지 않겠냐는 추측이 제기된다. 고용부 노조 한 관계자는 “정년연장은 지속적으로 요구했던 안이지만, 임금인상이 우선”이라며서도 “22일 면담에서 행안부 결정 등 정년연장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공무직의 열악한 처우 문제는 지속적으로 제기됐지만 해결되지 않고 있다. 정년연장은 이 처우 문제와 맞닿아있다. 문재인 정부 때 공무직 처우 개선을 위해 고용부 내 공무직위원회가 신설됐다. 2020년 3월 출범한 공무직위원회는 범 정부 논의기구다. 공무직은 문재인 정부에서 정규직 전환 정책으로 크게 늘면서 별도 근로조건 대책이 필요했다. 당시 증원된 공무직은 2020년 말 기준 약 33만명(중앙정부, 공공기관)에 달한다. 노동계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수를 약 100만명(지방자치단체 등 포함)으로 추정한다. 위원회는 임금과 수당 등 여러 근로조건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했지만, 명확한 임금체계를 만들지 못하고 작년 3월 해산했다. 노동계는 지속적으로 위원회 부활을 요구하고 있다.


행안부 공무직 정년연장 탓에 정부와 노동계 셈법은 앞으로 복잡해질 수도 있다. 정년연장은 계속고용의 방안 중 하나기 때문이다. 계속고용 방안을 두고 노사정 사회적 대화를 이어온 경제사회노동위원회 한 관계자는 “행안부 결정이 정년 연장이 공공에서 민간으로 곧 확산될 수 있다고 해석될 것 같아 우려스럽다”며 “정년연장은 세대, 산업, 기업 규모, 고용 형태 등 다양한 변수를 충분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용부 노조는 22일 면담에서도 교섭 재개 가능성이 없으면 쟁의행위 수위를 더 높일 방침이다. 22일 고용부 노조와 면담에 나서는 고용부 관계자는 “경사노위에서 계속 고용이 논의 의제인 상황에서 고용부가 단독으로 정년연장을 결정하기 어렵다는 것은 노조도 알고 있을 것”이라며 “이미 환경 미화와 시설 관리를 담당하는 직원은 관련 법 권고에 따라 정년이 65세로 연장됐다, 사무직까지 일괄적으로 정년을 연장하는 결정은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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