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휴게소 운영업체 30곳에 한국도로공사 출신 11명이 이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팔이 안으로 굽은 나머지 도로공사가 이를 사전에 알고도 방치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도로공사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고속도로 휴게소 매출 상위 10곳의 운영업체와 복수의 휴게소를 운영하는 20곳 중 10곳에 도로공사 퇴직자 11명이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이 재직 중인 업체는 도로공사 퇴직자모임인 ‘도성회’의 자회사 H&DE, 고속도로 휴게소 8곳을 운영하는 KIS정보통신 등이었다. 문 의원실은 이들이 도로공사 재직 중 해당 업체에 특혜를 주거나 휴게소 선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도로공사는 현직자와 퇴직자가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는 카르텔의 고리를 애서 못본체한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이모 전 도로공사 혁신성장본부장은 지난해 3월 퇴직한 지 불과 21일 만에 H&DE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역대 H&DE 대표이사는 도로공사 본부장 출신 인사들이 독차지해왔다는 점에서 “이 전 본부장이 임직원 행동강령에 따른 취업 예정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 취임 여부를 사전에 알기 어려웠다”는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문 의원실은 주장했다.
전국의 고속도로 휴게소 209곳으로 조사 대상 범위를 넓히면 훨씬 더 많은 도로공사 출신들이 포진돼 있을 개연성이 높다. 문진석(사진) 의원은 “매년 도피아(도로공사+마피아), 카르텔 문제가 지적됨에도 제대로 개선되지 않는 이유는 도로공사가 카르텔을 혁파할 의지도 능력도 없기 때문”이라며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한 도피아들을 척결하기 위한 외부감시체제 도입과 전관예우 근절 대책 강화, 투명성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