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용 인공지능(AI)·로봇 분야는 존디어도 이제 시작점인 것처럼 모두들 비슷한 출발선에 있습니다. 막대한 데이터와 노하우를 기반으로 대동도 글로벌 첨단 농업 리딩 기업이 될 수 있습니다”
최준기(사진) 대동에이아이랩 대표는 21일 서울 서초구 본사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농기계 제조기업인 대동의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소개했다.
최준기 대표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전산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을 거쳐 KT에서 18년 간 AI 분야 주요 요직을 역임했다. 특히 KT AI·빅데이터사업본부에서 ‘기가지니’ 서비스를 기획·운영했고, 이후 AI사업본부장을 맡아 생성형 AI ‘믿음’과 KT 마이데이터 사업을 총괄하는 등 AI 분야 국내 최고 전문가로 통한다. 스마트농업과 모빌리티 사업, 그룹 전 제품의 로봇화에 필요한 기술 확보가 절실했던 대동은 AI 분야의 독보적인 경험을 가진 최 대표가 적임자라는 판단에 지난 달 최 대표를 영입했다.
최 대표는 “AI콜센터(AICC) 도입을 통해 직원들의 노동력을 덜어줬던 것처럼 AI는 얼마나 사람을 편하게 해 주고 전문적으로 만드냐에 따라 수익이 결정된다”며 “이러한 점을 보면 집약적으로 노동력이 투입되고 극단적인 기후변화로 어려움을 겪는 농업분야가 AI와 로봇이 가장 필요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AI 전문가들에게 농업이라는 명확한 분야와 오랜 기간 실증을 통해 쌓아온 막대한 데이터가 있는 대동은 매력적인 곳”이라며 “이러한 데이터를 통해 숙련된 농업인이 재배하는 것처럼 정교하고 효율적인 자율작업기 등을 만들어 글로벌 시장에 보급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실제 대동은 자율작업을 위해 데이터 수집용 트랙터를 별도 개발·운영 중이다. 이를 통해 전국 주요 거점에서 국내 기업 중 가장 많은 약 2500여 시간, 300만 여장의 이미지와 이와 연동된 라이다 및 주행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도 스마트파밍에 필요한 농산물의 생육상태·수확량 예측을 위한 온실제어 데이터, 정밀농업을 위해 전국 160여 경작지 별 토양성분, 생육상태, 잡초발생 데이터 등을 수집하고 있다.
그는 AI를 통해 자율주행 트랙터의 경우 작업시간을 20% 이상 단축할 수 있고, 정교한 작업을 통해 5~10% 수준의 추가 생산량 증대도 가능하다고 봤다. AI를 통해 앞으로 트랙터와 같은 농기계가 누구나 노동력을 줄이면서도 숙련된 농업인이 재배하는 것보다 더 많은 생산량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고부가가치 상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 대표는 내년 연말 이러한 구상이 담긴 첫 제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최 대표는 “기존 위치정보시스템(GPS)에 영상이미지 등을 활용해 자율주행(4단계)을 할 수 있는 트랙터를 내년 연말 출시할 것”이라며 “이 제품을 시작으로 2026년부터 AI와 로봇분야에서 본격적인 수익 창출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앞으로 자체적으로 고급 인재 확보와 창조적인 기술을 가진 국내외 스타트업과의 협업의 기회도 확대해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최 대표는 “우수인력을 확보할 수록 유의미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우수한 인력들이 올 수 있도록 스톡옵션제 등 누구나 동기를 충분히 가질 수 있는 제도들을 착실히 다져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기 때문에 대동은 핵심적인 코어 부분에 집중하고 나머지는 국내외 스타트업과 협업하려 한다”며 “현재 로봇이나 자율작업 관련 국내 스타트업과 초기 협력 단계를 진행 중이고 미국, 일본 등 글로벌 스타트업과도 협력할 수 있는지 시장 조사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최 대표는 “AI 분야의 사업화가 어려운 길이라고 하지만 신사업만 평생 해오다 보니 시장 개척에 누구보다 자신이 있다”며 “그동안 쌓아온 대동의 데이터 및 플랫폼을 기반으로 자율작업기가 기존 농기계 분야 매출을 넘어서 대동의 신성장 동력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