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조희연 특채 교사, 임용 취소되나…서울교육청 법률 검토 돌입

'특별채용' 해직교사 5명 중 3명 재직 중
교육청, 내부 검토 후 외부 자문 요청 계획
"소송 가능성…최종 결론까지 2~3년 예상"
"과거 해고 및 복직 과정 면밀히 따져봐야"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이달 17일 서울 종로구 서울특별시교육청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이 임기 중 채용한 해직 교사가 여전히 근무 중인 가운데 이들의 직 유지가 적절한지 서울시교육청이 법률 검토에 착수했다. 조 전 교육감이 해당 사건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만큼 채용된 교사들도 해임돼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여권을 중심으로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시교육청은 수년 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해직됐다가 조 전 교육감의 특별채용으로 복직해 현재까지 학교에 근무 중인 교사 3명의 직 유지가 문제 없는지 판단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법률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시교육청은 외부 법률 전문가 집단에 법률 검토를 요청할 계획도 갖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사들이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사법기관이 부당채용 공모 여부 등을 수사를 한 바가 없어서 조심스러운 부분”이라면서도 “해직 사유와 채용 과정 등을 법률적으로 살펴보고 시교육청의 향후 처리 방안에 대해서도 자문을 받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종 결론이 나기까지 최소 2~3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조 전 교육감이 특채한 교사 중 5명 가운데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소속 4명은 지난 2008년 서울시교육감 선거 당시 친(親)전교조 후보에 선거 자금을 주고 조직적 선거운동을 벌인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해직됐다. 다른 1명은 지난 2002년 대선 때 특정 후보에게 부정적 인터넷 댓글을 108회 달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이듬해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퇴직했다. 조 전 교육감은 2018년 5명을 뽑기로 내정하고 직원들의 반대에도 특별채용을 강행했다. 현재 이들 5명 중 3명은 현재 서울 시내 중·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을 하고 있다. 다른 1명은 다른 시·도로 전출, 1명은 정년퇴직했다.


교육계와 정치계 안팎에선 조 전 교육감이 해직교사 특별 채용 혐의로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물러난 상황에서 특채로 복직했던 교사들의 임용도 취소돼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최근 서울시의회도 ‘2018년 강원랜드 채용 비리 사건’을 유사사례로 들며 시교육청에 빠른 조치를 압박한 것으로 전해진다.


법조계에선 복직 과정이 정당했는지, 과거 해고가 부당했는지 면밀히 따져봐야 직 유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며 신중론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해당 교사들이 과거 명백한 공직선거법 위법을 저질렀기 때문에 다시 해임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 변호사는 “판결문에 임용 취소와 관련한 내용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았더라도 이들이 이미 부적절한 사유로 유죄 판결을 받은 이력이 있기 때문에 채용 취소가 가능하다”며 “전 교육감의 특별채용에 공모했는지 여부는 따져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근식 신임 교육감은 이날 서울시교육청을 상대로 진행된 국정감사(국감)에서 “타인(조 전 교육감)이 채용 관련 유죄 판결을 받은 것이 이 사람들에게 직접 확정 판결의 책임을 물을 근거가 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며 “이 문제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감에선 지난 16일 진행된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의 투표율이 23.5%에 그쳐 대표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근거로 교육감 직선제 개편해야 한다는 지적이 여러차례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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