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에서 벌어진 이른바 ‘모래 학폭’에 자녀가 연루된 현직 시의원이 소속 정당을 탈당했다. 앞서 해당 시의원의 선거구를 지역구로 둔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성남 분당갑)은 해당 시의원에게 출당 명령을 내렸다.
21일 국민의힘 경기도당에 따르면 성남시 국민의힘 A 시의원은 이날 탈당계를 제출했다.
안 의원은 20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수개월간 동급생을 상대로 한 잔인한 폭력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학교폭력은 엄연한 범죄이며, 피해자의 고통과 상처가 평생 지속된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가해 학생 부모 중 한 명이 우리 당 소속 시의원이라는 사실에 책임을 통감하며 국민과 시민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해당 사건은 지난 4월부터 6월 사이 성남의 한 초등학교에서 발생했다. A 시의원의 자녀를 포함한 학생 4명이 한 학생을 상대로 상습적인 폭력을 저질렀으며, 피해 학생에게 모래가 섞인 과자를 먹이고 신체적 폭력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교육청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는 가해 학생들에게 서면사과와 학급교체 등의 조치를 내렸다.
A 시의원은 17일 사과문을 통해 "피해를 본 학생과 가족께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부모로서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제 책임이 크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사과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공분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성남시의회 홈페이지에는 A 시의원의 사퇴를 촉구하는 글이 1000건 넘게 올라왔고, 접속자 폭주로 서버가 마비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성남 지역 학부모들은 시의회와 학교, 교육청에 전화를 걸어 가해 학생에 대한 엄중한 처벌과 A 시의원의 사퇴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번 사건을 '현실판 더 글로리'라며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안 의원은 "당내에서 가해자 측을 두둔하거나 피해자를 비난하는 행위가 있을 경우, 당의 위신을 헤치는 일로 간주하고 당윤리위원회 제소 등 엄정한 조치를 내릴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