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패권 흔드는 푸틴, "브릭스, 디지털 화폐 쓰자"

푸틴 "디지털 통화 놓고 중국·인도·브라질과 협의 중"
시진핑-푸틴 회동서 북 '北, 러 파병' 논의 여부 주목

22일부터 사흘간 제16차 브릭스(BRICS) 정상회의가 열리는 러시아 타타르스탄공화국 카잔의 한 거리에 20일 ‘브릭스 정상회의 2024’라고 적힌 표지판이 설치돼 있다. EPA연합뉴스

러시아와 중국 주도로 22일(현지시간) 개막한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국제 결제 시스템의 ‘탈(脫)달러화’를 제안할 전망이다. 브릭스 자체 결제 시스템을 구축해 달러 패권을 흔드는 동시에 서방의 제재로부터 출구를 모색하기 위해서다.


22일 타스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동료 국가들에게 핵심 투자에서 디지털 통화를 사용하는 진지한 제안을 할 것"이라며 “이미 중국, 인도와 협의하고 있고 브라질과도 방금 협의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회원국이 달러화 사용을 줄이고 서방 중심의 국제통화기금(IMF)을 대체할 자체 기구를 설립하기로 합의했는데 이를 구체화하는 첫 단계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속에 서방의 경제 제재를 받아온 러시아는 달러화나 유로화를 우회한 무역으로 봉쇄망을 뚫으려 하고 있다.


중국도 달러 패권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위안화의 국제적 영향력 확대를 모색해온 만큼 러시아의 움직임에 동참할 전망이다. 중국은 최근 미국·유럽연합(EU) 등과 반도체·전기차를 놓고 벌어지는 기술·무역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 관영 영문매체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외교부 직속 싱크탱크 중국국제문제연구원의 왕유밍 개발도상국연구소장은 "고조되는 글로벌 무역 긴장과 일부 서방 국가의 디커플링(공급망 등 분리) 압박, 증가하는 반(反)세계화 경향 속에 브릭스 회원국들은 특정 서방 국가들에 자주 이용되는 '결제 메커니즘 정치화·무기화'에 대항할 것"이라고 밝혔다.


왕 소장은 이번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공동 안보', '지속가능한 안보', '윈윈 협력을 통한 안보'도 강조될 것이라고 봤다. 한편 이번 회의에서 푸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의 우크라이나전 파병 문제도 논의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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