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펀드 활약 늘자…기업들도 대책 마련 분주 [시그널]

지난해 타깃 77곳, 2019년 대비 10배
의결권 대행사, 주주 소통 확대 등 필요

연합뉴스.

최근 국내에서 기업을 향한 행동주의 펀드들의 공세가 두드러지면서 대비책을 미리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행동주의 펀드의 타깃이 된 국내 기업은 77곳이다. 2019년 8곳에서 10배 가까이 급증했다.


행동주의 펀드는 단순 지분투자를 넘어 주주로서 투자한 기업의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펀드를 말한다.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이나 배당금 확대 등 주주가치를 높이고 경영을 개선할 것을 적극 요구한다.


행동주의 펀드들은 주로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낮고 주가가 저평가 상태에 있는 기업을 표적으로 삼는다. 이런 기업들은 주주환원 정책이 강화될 경우 주주가치가 대폭 증대해 주가가 점프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졌다는 게 공통점이다. 최근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두산밥캣에 주주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행동주의 펀드뿐 아니라 사모펀드나 헤지펀드, 일반 기관투자가들이 수익률 제고 수단으로 행동주의 전략을 속속 활용하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올해도 이런 펀드들의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 시즌에 표대결을 벌이는 기업이 많아질 것이란 관측이다.


행동주의 펀드의 요구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표대결을 준비하기 위해 의결권 대행사를 미리 고용해 맞서는 기업들의 움직임도 늘고 있다. 또 이사회 및 경영진의 대응 강화, 주주 소통 확대, 법률 및 금융 자문사 협력 등의 대비책도 필요하다.


IB업계 관계자는 "주주총회에서 경영권을 보호하고 주주와 협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철저한 준비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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