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3월 출범시킨 이공계 활성화 대책 태스크포스(TF)는 과학기술 인재 성장·발전 전략을 발표하면서 활동이 종료됐지만 남겨진 조언과 쓴소리는 정부 정책 방향에 지속적으로 수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단기적인 대책을 넘어 이공계 인재들에게 중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추가돼야 할 정책 과제가 적지 않아서다.
3월 이후 최근까지 TF에 참여한 이공계 대학생과 교수 및 창업자, 은퇴 과학기술인, 출연연 연구자, 유튜버까지 다양한 관계자들은 “안심하고 연구만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달라”는 의견을 가장 많이 제시했다. 치의예과 중퇴 후 한국과학기술원(KAIST) 화학과에서 공부하고 있는 김성원 씨는 이공계 활성화를 위해서 고등학교 진로교육 강화와 연구자들이 안정적인 연구를 할 수 있는 환경 조성 필요성을 건의했다. 연세대 시스템공학과에 재학 중인 조보경 씨는 다양한 연구 분야를 경험하는 기회 제공과 안정적인 연구 활동 지원을 강조했다. 한국계 수학자 최초로 필즈상을 수상한 허준이 고등과학원 석학교수는 “여러 문화권에서 다른 방식으로 성장한 똑똑한 사람들과 교류할 때 연구자로서 재미를 느낀다”며 “우수한 학생들이 연구자로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연구에 몰입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지원이 지속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과학기술 인재의 역량 강화와 성장 체계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통합수학’과 ‘통합과학’으로는 학생들의 수학·과학 기초 역량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대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국내외 주요 연구자들이 주로 청소년기 수학·과학 기초 역량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만큼 정책 설계 역시 인재들의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춰 달라는 요청이었다. 연구 경험을 제공하는 한편 경제적 자원 확보와 다양한 경로의 경험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를 바탕으로 대학원생의 최저인건비를 보장하는 ‘한국형 스타이펜드’ 제도가 한층 구체화됐다.
과학기술인이 우대받지 못하는 문화에 대한 아쉬움도 지적됐다. 유튜버 이수용 씨는 “미국에서 어린이에게 장래 희망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더니 ‘티라노사우루스’가 상위권을 차지했다는 결과가 있다”며 “어린 시절부터 이공계에 관심을 갖게 하는 데 콘텐츠와 캐릭터의 영향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학·공학에도 얼마든지 스포츠 선수, 연예인처럼 롤모델이 탄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승하 차세대융합기술원 선임연구원도 “학령인구가 줄면서 이공계 대학원생도 내년부터 연평균 2~3%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내 과학 문화 활동 참여도는 해외에 비해 저조한데 국민들이 다양한 과학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