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매대에 꽉꽉 채워진 삼립·롯데·보름달 등 국내 양산형 빵 브랜드의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줄고 있다. 성심당이나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등 유명 베이커리 프랜차이즈가 뜨면서 대형마트에 유통되는 빵의 수요가 시들해지고 있는 모양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식품산업통계정보 소매POS 시장분석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양산형 빵 소매점 매출 1~3위 브랜드(삼립·롯데·보름달)의 매출은 각각 7.69%, 8.76%, 27.53% 감소했다. 여기서 ‘양산형 빵’은 공장에서 기계작업으로 대량 생산·포장하는 제품으로, 이른바 ‘마트 빵’을 일컫는다.
제조사 점유율 1·2위인 SPC삼립과 롯데웰푸드의 매출 또한 8.55%, 4.11% 하락해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쪼그라들었다. 전체 양산형 빵 소매점 매출도 감소세를 보였다. 2023년 상반기 3433억원대였던 매출은 올해 상반기 3319억원으로 3.33%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가장 큰 매출 감소를 보인 양산형 빵 종류는 ‘케익’으로 19.98% 줄었다. 뒤이어 피자빵과 같은 '조리빵'이 18.18%, '도넛'이 10.14% 감소했다.
양산형 빵 브랜드의 매출이 하락한 반면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의 매출은 증가세다.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파리크라상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8% 증가한 198억8170만원이었고, CJ푸드빌의 영업이익은 214억2212만원이었다.
특히 ‘시루 케익’ 돌풍을 일으킨 대전 빵집 성심당은 지난해 매출액 1243억원, 영업이익 315억원을 기록하며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를 넘어섰다. 많은 소비자들이 ‘딸기 시루’와 ‘망고 시루’ 등 시루 시리즈를 구매하기 위해 수 시간 대기하는 것은 물론,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는 2~3만원가량의 웃돈을 얹어 판매하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다.
성심당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빵집’으로도 이름을 날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성심당이 크리스마스 기간 4만3000원에 판매한 딸기케이크는 중량 2.3kg 중 딸기가 1kg이나 됐다. 유명 빵집에서 가성비와 맛까지 챙길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많은 소비자들이 양산형 빵이 아닌 프랜차이즈 빵을 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