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 보험 사기꾼들이 노린 곳 전국 1·2위는…울산 '공업탑로터리·신복로터리'

'회전교차로' 방식으로 운전 난이도 높아

울산시 남구에 위치한 공업탑로터리. 회전교차로로 5곳의 진출입로가 있다. 사진제공=울산시

고의로 교통사고를 일으켜 보험금을 타내는 사기꾼들이 많이 노리는 곳은 울산의 대형 회전교차로 2곳이었다. 초행길이라면 누구나 쩔쩔맨다는 울산의 공업탑로터리와 신복로터리가 이들의 주요 무대가 됐다.


23일 울산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 2021년 9월부터 3년간 울산 공업탑로터리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중 보험금을 노린 고의 교통사고는 43건이었다. 인근 신복로터리도 같은 기간 15건이 발생하며 전국 1, 2위를 기록했다. 3위는 광주의 한 교차로로 14건, 그 외는 4건 이하로 많지 않았다.


사기꾼들이 타낸 보험금액으로도 울산 공업탑로터리가 1억 4892만 원으로 가장 높았다. 상대 운전자를 대상으로 신고 없이 타낸 합의금을 더하면 수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 곳에서 여러 사건을 낸 경우 꼬리가 잡힐 수 있기에 범행 장소를 옮기는 특성을 고려하면, 한 두 명이 아닌 여러 사기꾼들이 공통적으로 회전 교차로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 울산 경찰은 지난 6월 20차례 넘게 고의로 사고를 내고 보험금 8000만 원을 타낸 일당 8명을 검거했는데, 이 장소가 포함됐다. 지난해엔 울산경찰청이 7개월간 보험사기 집중단속을 벌여 131명을 적발했는데, 이들에게 지급된 보험금만 12억 원이 넘었다.


보험 사기꾼들은 교통사고 장소로 로터리를 빼 놓지 않았다. 공업탑로터리는 5곳의 진출입로가 있다. 신호등이 진출입로마다 모두 있지만, 로터리 진입 후 반시계 방향으로 진행하며 조금씩 외곽으로 나가야 하는 구조다. 로터리에 익숙한 운전자라면 서행하며 미리미리 바깥 차선으로 옮겨가며 운전한다. 하지만 대형 로터리에 익숙하지 않은 운전자들은 신호를 받아도 나가야 할 곳에서 바깥으로 돌지 못해 한 두 바퀴 더 도는 경우가 있다.


보험 사기꾼들은 이런 운전자를 노린 것으로 파악된다.


경찰은 “교통량이 많기도 하지만, 차선 변경이 잦아 사고 나기 쉬운 점을 노린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최근 국무총리실이 직접 현장 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한편, 신복로터리는 지난해 말 일반 교차로로 바뀌었다. 공업탑로터리 또한 울산 도시철도1호선(트램) 노선과 맞물려 일반 교차로로 전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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