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학회,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가 여야의정협의체 참여를 결정하면서 내건 ‘의대생 휴학에 대한 대학별 자율 승인’ 요구가 협의체의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는 여전히 내년도 복귀 조건부 승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문제와 더불어 2025·2026학년도 의대 정원 재논의 등 두 의사단체가 요구한 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협의체는 출범도 못할 가능성까지 배제하기 어렵다.
23일 의료계와 정부 등 설명을 종합하면 대한의학회와 KAMC는 전날 협의체에 정식으로 참여하기 앞서 5가지 사항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우선 의대생 휴학계의 대학 자율적 허가, 2025·2026년 의대 정원 논의와 더불어 의사 정원 추계기구 입법화 계획 설정을 요구했다. 의대생 교육 및 전공의 수련기관의 자율성 존중,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 독립성·자율성 보장도 요구했다.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 대해서도 “개편을 통해 의료계가 모두 인정할 수 있는 투명하고 합리적인 정책 결정의 장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 중 가장 논쟁이 되는 부분은 의대생에 대한 집단 휴학을 승인할지 여부다. 두 의사단체는 이 문제가 해결돼야 협의체에 합류한다는 입장이다. 이종태 KAMC 이사장은 “대부분의 대학이 31일까지 휴학을 처리하지 않으면 많은 학생을 유급 또는 제적시켜야 하는 상황”이라며 “자율적 휴학이 승인돼야 여야의정 협의체에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KAMC 차원에서 대학별로 교수들에 대한 의견 조사를 취합한 다음 서울대를 제외한 39개 대학 총장들에게 31일까지 조건 없는 휴학의 자율적 승인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기로 했다.
하지만 정부는 조건부 휴학 승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교육부는 이날 낸 입장문에서 “동맹휴학은 정당한 휴학 사유가 아니며 2025학년도 학생 복귀를 전제로 한 휴학 승인 방침에 대해서는 동일한 입장”이라고 밝혔다.
협의체에서 내년도 의대 정원도 논의하자는 주장에도 교육부는 선을 그었다. 교육부는 “대입 수시 전형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의 조정은 법령상,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2026년 의대 정원에 대해서도 의료계가 합리적 단일안을 가져오면 논의해 볼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의평원의 독립성에 대해서도 “인정기관이 가진 공적 책무성에 비춰 평가 인증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제도적 미비점은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시행령 개정 강행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