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위협에 영국·독일 첫 방위조약 체결

유럽내 국방비 1·2위 국가 손잡아
포신·드론·미사일 등 공동 개발에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이 현실화하자 영국과 독일이 처음으로 방위 협력 조약을 체결하고 공동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22일(현지 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존 힐리 영국 국방장관과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은 23일 런던에서 ‘트리니티 하우스 조약’에 서명할 예정이다. 유럽에서 가장 많은 국방비를 지출하는 두 나라인 영국과 독일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으로서 상호 협력해 왔지만 별도의 방위조약을 맺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영국 싱크탱크인 국제전략연구소(IISS)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영국의 국방비는 734억 달러(약 101조 4000억 원), 독일은 636억 달러(약 87조 9000억 원)로 각각 유럽 1·2위를 기록했다. 이번에 조약이 체결되면 독일 방위산업체 라인메탈은 영국에 공장을 세우고 2027년부터 대포용 포신(砲身)을 생산하게 된다. 영국에서는 10여 년 전부터 대포 포신 생산이 중단됐는데 이번 조약을 통해 이 작업이 재개된다. 또 독일군이 운용하는 보잉 P-8 포세이돈 대잠초계기가 스코틀랜드 북부의 영국 공군기지를 거쳐 대서양 북부 일대를 순찰하도록 하고 신형 장거리 유도미사일을 공동 개발하는 등의 사업도 추진된다. 이밖에 영국과 독일 공군의 유로파이터 타이푼 전투기와 편대를 이룬 채 함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신형 드론 개발에 협력하고 러시아의 위협으로부터 나토 동부 지역을 방어하는 데에도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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