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시설 경매 66% 증가…관광업 침체에 매각률 뚝

올해 9월까지 2097건 달해
20% 웃돌던 낙찰률 17%로
분양형 호텔 공급 과다 영향


코로나19 팬데믹과 과거 분양형 호텔 등의 과다 공급 여파로 경매에 넘겨지는 숙박시설 매물이 1년 새 66%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매로 넘어가는 매물은 많지만 관광업이 침체된 상황에서 낙찰자를 찾기가 쉽지 않아 매각가율도 낮아지고 있다.


23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연초 올해 9월까지 진행된 경매물건 중 숙박시설은 총 209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259건) 대비 66.5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숙박시설 경매는 급증하고 있다. 2022년 1373건이었던 숙박시설 경매는 지난해 1803건으로 늘어난 데 이어 올 8월 1838건을 기록하며 지난 한 해 전체 건수를 넘어섰다.


경매로 넘어오는 물건은 빠르게 늘어나고 있지만 낙찰률은 곤두박질치고 있다. 숙박시설 경매 낙찰률은 2019년 22.2%를 기록한 데 이어 이후에도 줄곧 20%를 웃돌았고 2022년에는 26%까지 올랐다. 하지만 지난해 18.7%로 하락한 데 이어 올해 9월에는 17.4%로 1.3%포인트나 떨어졌다.


경매물건이 늘어나면서 매각가율도 하락하고 있다. 2022년 65.6%를 기록한 매각가율은 지난해 55.9%, 올해 55.1%로 주저앉았다. 실제로 강원도 정선군에 소재한 한 리조트 1개 동은 약 8억 6200만 원에 경매가 개시됐으나 5차례나 유찰되면서 지난 15일 약 1억 4400만 원에 낙찰됐다. 약 21억 원의 감정가를 받은 광주의 한 호텔도 수차례의 유찰 끝에 올 8월 5억 3000만 원에 낙찰됐다. 제주의 한 호텔 객실은 최초 감정가 4600만 원의 19.17%인 882만 원에 낙찰됐다.


전문가들은 숙박시설 과다 공급에 여전히 침체된 국내 관광산업이 아직도 활성화되지 못한 것을 원인으로 꼽았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2020년 2301개였던 관광숙박업체 수는 2022년 2398개, 지난해 2601개로 늘었다. 이는 관광숙박시설만 포함한 것으로, 일반숙박시설이어서 집계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는 분양형 호텔까지 추가하면 숫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숙박시설 공급이 지나치게 많았던 상황에서 관광객 감소로 수요까지 줄어든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현재까지는 분양형 호텔이 경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데 앞으로는 이 같은 추세가 생활숙박시설 등으로도 확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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