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서 'ADHD 치료제'가 '공부 잘하는 약'으로 불법 유통되고 있어 당국이 촉각을 세우고 있다.

국가정보원은 SNS를 통해 ADHD 치료제가 '공부 잘하는 약'으로 둔갑해 불법 유통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국정원에 따르면 지난 7~9월 경찰과 합동으로 진행한 기획 검증 결과, 텔레그램과 엑스(X) 등 SNS에서 ADHD 치료제 거래방 37개가 발견됐으며, 이 중 5개 방에서 실제 거래가 이뤄지고 있었다.

특히 거래방 운영자 대부분이 19~25세 대학생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본인 복용용으로 처방받은 약품을 불법으로 재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구체적으로 운영자 A씨의 경우 본인과 타인의 신분증을 이용해 3개 대형병원에서 처방전을 발급받았다. B씨는 과거 처방 이력이 있는 청주 소재 의원을 직접 방문해 처방받는 등 치밀한 수법을 동원했다.

의약품안전나라에 따르면 ADHD 치료제는 의사 처방 없이 임의로 복용할 경우 환각, 망상, 공격성 등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검증은 지난해 발생한 '강남 학원가 마약음료 사건'에 국제 마약조직 연루 사실이 밝혀진 것을 계기로 진행됐다. 다만 이번 조사에서 국제 마약조직의 개입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국정원은 "ADHD 치료제 처방이 2019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고, SNS를 통해 처방 방법과 복용 후기가 무분별하게 공유되고 있다"며 "유관기관과 협력해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