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주7일 배송' 전략은 "쿠팡보다 싸다"

위탁 서비스 풀필먼트 없어
일요일 배송비 3분의 1로 절감
판매자 주말 근무는 걸림돌
CJ "셀러·고객사 등과 협의
비용 아끼려는 수요자 확보"

CJ대한통운 배송 기사가 배송할 물품을 차에 싣고 있다. 사진 제공=CJ대한통운

CJ대한통운이 내년 주 7일 배송 도입을 준비하면서 낮은 비용을 무기로 중소 판매자 입점에 사활을 걸고 있다. CJ대한통운은 경쟁자인 쿠팡의 위탁 서비스인 풀필먼트가 판매업자의 비용을 높인다는 점을 강조해 판매자를 최대한 많이 끌어온다는 계획이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주 7일 배송 시스템 도입을 앞두고 위해 판매자와 막판 협의 중이다. CJ대한통운은 지난 8월 주 7일 배송 서비스인 ‘매일 오네’(O-NE) 도입을 발표하면서 10월 중 구체적 내용이 나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금까지 했던 6일 배송은 월요일에 주말 물량이 한꺼번에 출고돼 화요일에 배송이 몰리고, 수~금요일은 집하 및 배송 업무가 이어져 토요일에 마무리 된다. 주 7일 배송이 되면 판매업자는 평일과 주말 구분 없이 매일 상시로 출고와 집하, 배송을 해야 하기 때문에 변화가 크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CJ대한통운은 e커머스 중소 판매자들을 최대한 고객으로 유치해야 안착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현재 판매자들은 금요일 오전까지 주문을 받아 당일 출고시켜 다음 주 초 배송해왔다. 앞으로 주 7일 배송을 사용하면 고객 수요에 대응하는 속도가 빨라져 택배사가 함께 ‘윈윈’할 수 있다는 게 CJ대한통운의 구상이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주7일 서비스가 되면 전체 e커머스 시장이 커지는 선순환을 낳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판매자를 확보하기 위한 CJ대한통운의 전략은 풀필먼트 시스템 없는 주 7일 배송이다. 풀필먼트란 물류업체가 판매자 대신 제품을 상시 보관하다 주문에 맞춰 선택·포장·배송까지 해주는 서비스다. 쿠팡은 오픈마켓 판매자 상품을 로켓 배송에 준하는 속도로 배달하는 ‘로켓 그로스’를 운영 중이다. 풀필먼트가 필수인 로켓 그로스는 전체 비용이 상품 판매액의 30% 수준으로 비싸다는 게 단점이다. 배송비에 더해 상품 입고·보관비, 배송 건마다 출고비를 추가로 받기 때문이다.


반면 CJ대한통운의 주 7일 배송은 풀필먼트가 필요 없어 판매자는 비용을 아낄 수 있다. CJ대한통운의 평균 택배 가격은 2000~2500원 수준이다. 판매자가 약 2만원 어치의 상품을 쿠팡과 CJ대한통운으로 보낸다고 가정하면 CJ대한통운은 쿠팡 운송비용(약 6000원)의 3분의 1인 약 2000원에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는 셈이다.


가격을 무기로 내세운 배경에는 CJ대한통운의 절박함이 담겨있다. CJ대한통운의 지난해 택배·e커머스 물동량은 15억 9600만박스로 2021년(17억 5600만박스) 보다 9.1% 줄어 들었다. 업계에서는 대부분이 쿠팡으로 넘어간 것으로 본다.





다만 CJ대한통운 주7일 배송은 풀필먼트 서비스를 별도 이용하지 않으면 판매자는 주말과 공휴일에 출근을 해야 한다. 쿠팡은 물류 절차를 모두 책임지기 때문에 판매자가 주말에 나와 출고할 필요가 없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이커머스 시장 성장이 둔화되는 국면에 주7일배송이 전면화되면 셀러들의 선택지가 다양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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