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1000조 느는데…"국민연금 더 받자"는 野

'소득대체율 10%P↑' 법안 발의
재정안정 위한 자동조정도 빠져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4월 2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혁신당이 ‘더 내고 더 받는’ 방식의 국민연금 개혁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보험료율은 13%로 올리고 소득대체율은 50%로 하자는 내용이다. 2093년 국민연금의 누적 적자가 1000조 원 이상 늘어나는 등 심각한 재정 위기가 나타날 수 있어 오히려 ‘국민연금 개악’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23일 ‘국민연금법·기초연금법·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법안에는 조국혁신당 의원 12명 전원이 참여했다. 원내 정당이 구체적인 연금 개혁안을 제시한 것은 22대 국회 들어 이번이 처음이다. 조국혁신당이 제출한 연금 개혁안은 21대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공론화위원회에서 시민대표단 56%의 지지를 받았던 안을 그대로 수용한 것이다. 김 의원은 “정부가 발표한 연금 개혁안은 21대 국회에서 시민대표단이 선택한 개혁의 반쪽에 불과하다”며 “조국혁신당은 연금 개혁을 통해 노후 소득 보장이 든든해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조국혁신당 안대로 연금 개혁안이 진행될 경우 국민연금 재정 안정성이 오히려 더 악화한다는 점이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통상 보험료율을 1%포인트 올릴 때 소득대체율을 2% 인상하면 재정 효과가 같은 것으로 본다”며 “(조국혁신당 안은) 보험료율을 4%포인트 높이면서 소득대체율은 10%포인트 올려 재정 안정 측면에서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조국혁신당이 발의한 법안대로 개혁할 경우 2093년 기준 누적 적자는 1004조 원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국혁신당 안에는 정부가 재정 안정성 확보를 위해 도입을 제안했던 자동 조정 장치도 빠졌다.


조국혁신당은 국민연금과 함께 기초연금 개편 방안도 발표했다. 기초연금 지급액을 기초생활보장 급여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대신 지급 기준을 ‘노인 소득 하위 70%’에서 ‘기준중위소득 100% 이하’로 바꾸는 내용이다. 빈곤 노인에 대한 지원은 강화하면서 장기적으로 수급 대상을 줄이자는 주장이다.


여당인 국민의힘과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연금 개혁을 두고 신경전만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여야가 동수로 참여하는 특별위원회를 설치해 연금 개혁을 논의하자고 주장하는 반면 민주당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한편 정부는 정치권이 국민연금 개혁안에 합의할 경우 이를 수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진행된 복지위 종합 국정감사에서 “여야 논의를 통해 (연금 개혁) 합의안을 만들어주면 최대한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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