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中화웨이에 칩 제공한 고객사와 거래 중단"

이달 초 해당 업체 상대로 조사 착수해
美의회 "수출통제 정책의 재앙적 실패"

대만 반도체 제조 회사의 TSMC의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미국 제재 대상인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자사 반도체를 전달한 고객사에 대해 제품 공급을 중단하는 조치를 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 통신은 23일(현지시간) 익명의 대만 당국자의 발언을 인용해 TSMC가 해당 고객사에 공급한 칩이 최종적으로 화웨이 제품에 사용된 사실을 확인했으며, 약 2주 전인 이달 11일께부터 해당 고객사에 대한 공급을 중단하고 조사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 당국자는 해당 고객사의 이름은 밝히지 않고 있다.


앞서 미 기술리서치회사 테크인사이트는 화웨이 첨단 AI 칩셋 '어센드 910B'을 분해한 결과, TSMC의 반도체가 발견됐다며 이를 TSMC에 알렸고, TSMC 측은 이를 미 상무부에 전달했다. 대중국 반도체 제재 위반 소지가 있는 만큼 TSMC 측이 이를 심각히 받아들이고 즉각 미 정부에 알렸다는 것이다.


미 정부는 지난 2020년부터 국가안보 우려를 이유로 화웨이가 미국산 장비를 사용해 제작된 반도체를 구매하지 못하도록 대중국 수출을 통제해왔다. 그러나 화웨이 등 중국 기업들은 이러한 제한을 우회하는 방법으로 TSMC 등의 반도체를 사용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화웨이는 지난해 중국 최대 파운드리업체인 SMIC가 만든 7㎚(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 프로세서가 내장된 스마트폰을 출시했고, 대중국 제재에 구멍이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미 상무부는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이 미국 수출통제 위반 가능성과 관련된 해당 보도에 대해 알고 있다"고 했다. 전날 TSMC 측은 "미 상무부와 적극 소통하고 있지만 TSMC가 이번 조사대상에 포함되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밝혔고, 화웨이 측은 2020년 이후 TSMC를 통해 칩을 생산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미 하원 미중전략경쟁특별위원회 소속 공화당 존 물레나르 위원장은 이날 성명에서 "미국 수출 통제 정책의 재앙적 실패를 드러낸다"며 "상무부와 TSMC가 즉각적으로 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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