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한 한국 경제가 3분기에도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경기 침체의 문턱에 섰다. 수출이 급감했기 때문인데 반도체 업종 내에서도 기업별로 굴곡이 있고 미국 대통령 선거와 지정학적 리스크 같은 글로벌 복합 위기가 겹쳐 올해 성장률이 2% 안팎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관련 기사 4면
한국은행은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이 전기 대비 0.1% 증가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는 한은의 8월 전망 및 시장 예상치인 0.5%에 크게 못 미친다. 2분기 연속 역성장에 따른 기술적 경기 침체는 가까스로 피했지만 고용과 체감경기를 고려하면 사실상 침체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성장 부진의 원인은 수출이다. 자동차와 화학제품 중심으로 2분기 대비 0.4% 감소했다. 한국GM 파업과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등이 이유로 꼽힌다. 특히 순수출(수출-수입)의 3분기 성장 기여도가 -0.8%포인트에 달했다. 한은은 “자동차와 2차전지 등 화학제품 수출이 부진했고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수출 증가율도 2분기보다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건설투자 역시 2분기(-1.7%)에 이어 3분기(-2.8%)에도 뒷걸음질쳤다. 민간소비(0.5%)와 설비투자(6.9%) 등 내수가 반짝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전체적인 경기 둔화 흐름을 막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의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미 국채금리 급등세도 부담이다. 한은 역시 올해 전망(2.4%) 달성이 어렵다고 밝혔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세수 펑크 30조 원에 미국 대선, 북한 파병 이슈까지 겹치면서 4분기 내수와 수출 모두 개선의 여지가 적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