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노래방 업주 살인미수' 30대, 성폭행 시도 후 노래방 간판 불 끈 이유

살인미수, 강도·강간 미수 혐의
피해자 신용카드로 술집서 수백만원 결제도

23일 오전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의 한 노래방에서 70대 여성 업주를 살해하려다가 미수에 그친 뒤 달아나는 30대 남성의 모습. 사진 제공=독자·연합뉴스

70대 여성 노래방 업주를 살해하려 하고 성폭행까지 시도한 30대 남성이 구속됐다.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은 25일 살인미수, 강도·강간 미수 혐의 등으로 A(31)씨에 대해 "도주가 우려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씨는 지난 23일 오전 2시 40분께 고양시 일산동구의 노래방에서 70대 여성 업주를 마구 폭행하는 등 살해하려다가 미수에 그친 뒤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범행 과정에서 성폭행까지 시도했으며, 업주 B씨의 핸드백을 갖고 달아났다. 이후 신용카드 2장과 휴대전화만 남기고 가방은 버렸다.


옷이 일부 벗겨진 상태로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B씨를 그대로 둔 채 A씨는 현장을 이탈했다가 불과 5분도 안 돼 다시 노래방 건물로 돌아왔다. 피해자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그는 또 다른 손님이 찾아와 자신의 범행이 발각될 것을 대비하기 위해 노래방 입간판의 불을 껐다. 경찰 조사에서 "내가 한 것 같긴 하지만, 술에 취해 기억이 안 난다"던 진술 내용과는 달리 범행 후에도 철저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또한 범행 이후 자신이 거주하는 인근 고시원에 가서 옷을 갈아입고 세탁까지 한 후 또 다른 고급 술집에 가서 수백만원어치의 술값을 결제했다. 술값은 훔친 피해자 B씨의 신용카드로 결제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에 신고된 지 3시간여 만에 검거될 당시 A씨는 지인과 함께 식당에서 순대국밥과 술을 먹고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가 의식을 약간 회복했으나 말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직접 조사가 어렵다"라면서도 "다양한 증거 자료를 통해 모든 혐의에 대해 밝혀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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